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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8개각 정책전환 계기로 삼아야

문재인 대통령이 8일 통일·행정안전·국토교통부 등 7개 부처 장관을 교체하는 중폭개각을 단행했다. 취임 후 가장 큰 폭의 개각이다. 지난해 8월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 5개 부처 개각과 11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명에 이어 2기 내각의 진용이 사실상 완성된 셈이다. 이번 개각에 대해 전문가와 탕평에 초점을 맞췄다는 자평이 있지만, 그보다는 올해를 기점으로 문재인 정부가 임기 후반으로 접어드는 만큼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정부는 현재 핵심과제라고 할 수 있는 북핵 문제가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모습이고 경제는 경제이론 어디에도 없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을 강행하면서 사상 최악의 고용참사를 빚고 있다.

이번 개각은 비록 코드 인사의 색채가 옅어지기는 했지만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북한경제 전문가로 미국과의 공조를 중시하던 조명균 장관과 달리 북과의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진보성향의 학자다. 김 후보자를 발탁한 것은 남북관계 개선을 원하는 여권 내 분위기를 반영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안보실 2차장에 김현종 전 통상교섭본부장을, 2차장 산하에 미국과의 소통을 담당할 신설 평화기획비서관에는 대미외교·북핵 경험이 없고 9·19 남북군사합의를 주도한 최종건 현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을 임명해 남북관계 개선에만 올인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최근 미국과의 소통에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낸 만큼 한미공조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데 정반대로 계속 나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협상장으로 나온 것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이었다는 점을 잊지 말고 비핵화 성과를 도출하기 위해 어설픈 이념에서 벗어나 미국과의 공조에 집중해야 한다.

현재 경제상황은 어느 때보다도 엄중하다. 내수부진이 고착되고 있는데다 경제를 버텨왔던 수출마저 3개월 연속 감소하며 먹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제 도입 강행 등 소득주도 성장 정책의 부작용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지난 2년간의 잘못이 정권 후반기에도 계속되면 안 된다. 정부는 이번 개각을 정책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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