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러시아 커넥션)을 수사하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1호 기소자인 폴 매너포트(69) 전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이 1심 판결에서 검찰 구형보다 대폭 낮은 47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은 7일(현지시간) 탈세·금융 사기·국외계좌 미신고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매너포트에 징역 47개월형과 벌금 5만 달러(5,600만원)를 선고했다.
47개월형은 러시아 커넥션과 관련된 선고 가운데 가장 긴 형량이지만 최소 19년에서 최대 24년 6개월 형을 선고해달라는 검찰의 구형보다 훨씬 적다. 심지어 매너포트의 변호인단이 요청한 4년 3개월∼5년 3개월형보다도 가볍다.
재판부는 매너포트의 탈세 혐의 등을 인정하지만 그의 이력 등을 볼 때 검찰 구형이 지나치다고 봤다. T.S. 엘리스 3세 판사는 “과거 피고의 범죄 이력이 없고 그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 받았던 인물”이라며 “검찰의 구형이 과도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너포트가 좋은 친구이자 관대한 사람이지만 이점이 그의 범행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의 탈세는 성실히 세금을 내는 사람들로부터 돈을 훔친 절도 행위와 같다”고 덧붙였다.
앞서 뮬러 특검은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의 과거 ‘친 러시아’ 성향 정권을 위해 일한 대가로 수백만 달러를 벌어들였지만,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세무당국에 거짓으로 신고했다는 혐의 등으로 그를 기소했다. 또 매너포트는 해외계좌에 5,500만 달러를 은닉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너포트는 오는 13일 돈세탁과 증인 협박 등을 포함한 공모 혐의로 워싱턴DC 연방지법에서 또 재판을 받는다.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10년형에 처해진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