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방송으로 예능감이 한껏 물오른 배우 이덕화가 1인 방송에 도전장을 던졌다.
‘아내에게 사랑받는법’ 꿀팁 방출부터 댄스스포츠 도전, 혼코노(혼자 코인노래방), 스타 유뷰버와 합방(합동방송)까지 젊은이들의 문화와 아재의 감각이 결합된 유쾌한 콘텐츠들이 시청자를 기다리고 있다.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에서 KBS 2TV 예능 ‘덕화TV’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주인공 이덕화와 최인성 부장, 심하원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덕화TV’는 24일 기준 유튜브 구독자수 25000명을 돌파한 이덕화의 1인 방송 크리에이터 도전기를 담은 예능 프로그램. 자신만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는 ‘덕화의 꿀팁-덕팁(德-tip)’을 주요 콘텐츠로 방송을 이어간다.
등장부터 대단했다. 캐주얼한 의상으로 나타나 무대를 휘어잡은 이덕화는 “양복을 입고 늘 인사드렸는데 청바지에 가죽점퍼 입고 인사하는건 40여년만”이라며 “요즘 너무 행복하다”고 웃음을 머금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1인 크리에이터 도전은 수십년의 연기경력을 가진 그에게도 아주 생소한 사건이다. 그는 “올해로 68세가 됐다. 이 나이에 새로운걸 시도한다는게 쉽지도 않고, 마음만 있다면 누가 선택해주겠냐”며 “어느 작가분이 ‘지금 이 시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절대강자’라고 하셨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뼈져리게 가슴에 와서 꽂힌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1인 방송도 모르고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힘들다. 우리 감독님도 내가 이런걸 못할 것 같아 보였나보다”라며 “젊은 친구들이 흰머리가 생길때까지 열심히 한다고 하는데 나는 다 빠질 때가 얼마 안남았다. 이름도 덕화TV인데 뭘 못하겠냐. 방송되는 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최선을 다해 하겠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구성과 촬영 뿐만 아니라 젊은이들의 감각을 익히는 것도 만만치 않다. “ASMR을 하라는데 나는 그게 조미료인줄 알았지”라며 웃음을 이끌어 낸 그는 “먹는 소리를 듣고 잔다는데 나는 그런걸 모른다. 몰라서 틀리는게 많고 전부 다 어렵다”며 “내가 나를 찍으면 머리가 안나온다. 눈이 잘리기도 하고, 모든게 다 난관”이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방송에서는 스타 유튜버와의 합방도 방송된다. 이덕화는 “이홍렬이 편집과 자막까지 다 본인이 한다더라. 촬영하는데 앞에 보고 ‘저 사람들 다 떠나고 너만 남으니 열심히 배워야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고, “강민경은 소리까지 편집하더라. 먹방에 ‘쩝’ 하는 소리도 걸리니까 그런걸 뺀다는데 대단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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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흥행 공약을 말해달라는 질문에는 “이홍렬이 구독자 1만명이 넘었다면서 귀곡산장 모습으로 인사하느걸 보고 나도 3만명 넘으면 홍대에서 버스킹을 하기로 했다”며 “내가 가수가 아니라 친한애들 데려가서 뒤에서 박수치고 할거다. 가발이나 벗는다고 하면 편할걸 왜 그런걸 한다고 했는지 몰라. 지금이라도 바꿨으면 좋겠다”고 말해 다시 큰 웃음을 자아냈다.
향후 1인 방송에 익숙해지면 재미뿐만 아니라 진지한 메시지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요즘 배우지망생들이 많다. 그들에게 진짜 덕팁을 드리고 싶다”며 “로버트 드 니로가 예전에 오디션에 합격해 배우생활에 갓 들어선 친구들에게 ‘니들은 다 X됐다. 이제 선택받아야 하는 길에 들어섰다’고 말했다더라. 나도 그런 진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현재 유튜브 덕화TV에서 방송된 회차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콘텐츠는 방탄소년단 편이다. 그는 “모 프로그램에 나가 시상을 했는데 과거 세계의 노래를 미국이 지배했다면 이제 우리가 소리의 일등이 된 것 같았다”며 “그날 방탄소년단의 실물도 처음보고 악수도 하고, 한 친구는 낚시도 좋아한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다. 내가 그래도 문외한은 아니고 알만한 친구는 다 안다. 아무튼 방탄은 내 편이다”라고 말했다.
첫 방송에는 그동안 TV 공개를 꺼렸던 부인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이덕화는 “처음 부인과 함께 나와달라고 했을 때는 거부했다. 본인이 좋아하지 않기에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며 “그런데 아내도 연세가 드셔서 그런지 선뜻 나서주시더라. 첫 방송은 집사람 출연분이 꽤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가 보이는 것보다 월등히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부분에는 “요즘 한가하다. 고기잡는 프로 하나 하고있고, 남는 시간은 여기에 다 쏟고 있다”며 “5060세대 여러분들 모두 희망을 갖고 관심 있는 분들은 함께 시작해보자. 이런걸 바탕으로 젊은이들과의 의견충돌이 해소되는 부분도 있었으면 한다. 좋아서 하기에 전혀 피곤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이덕화의 1인 크리에이터 도전기를 담은 KBS2 ‘덕화TV’는 26일 저녁 8시 55분에 첫방송된다.
/최상진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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