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고전인 뮤지컬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Singin‘ in the Rain)’를 연출한 영화감독 스탠리 도넌이 94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AFP통신과 A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들 마크가 스탠리 도넌의 사인을 심장마비라고 밝혔다.
도넌은 1940년대와 1950년대 할리우드에서 뮤지컬영화 황금기를 만든 주역 중 하나다. 오드리 헵번을 비롯해 캐리 그랜트와 프랭크 시내트라 등 유명 스타들과 작업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998년 아카데미 시상식과 2004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각각 평생공로상을 받았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트는 “영화감독 빈센트 미넬리를 제외하고 어떤 감독도 (스탠리 도넌처럼) 미학적으로 미국 뮤지컬에 기여하지 않았다”고 평했다.
그는 1924년 4월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나 7세 때부터 춤을 배웠고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브로드웨이로 진출해 대형 영화 제작사인 MGM과 계약하고 뮤지컬 안무를 맡았다. 배우 진 켈리의 도움으로 뮤지컬영화를 연출하게 됐고 켈리가 주연을 맡은 ‘사랑은 비를 타고(1952년)’를 감독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영화는 진 켈리가 빗속에서 춤추는 장면으로 대중에게 깊이 각인됐다. 2007년 미국영화연구소가 실시한 ‘100대 미국 영화’ 설문조사에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도넌은 ‘사랑은 비를 타고’ 외에도 MGM과 함께 ‘7인의 신부(1954년)’ ‘파자마 게임(1957년)’ ‘댐 양키즈(1958년)’ 등의 영화를 만들었다.
도넌은 배우 잔느 코인과 이베트 미미오를 포함해 다섯 명과 결혼했다. 당대 여배우인 주디 홀리데이, 엘리자베스 테일러와는 연인 관계였다. 그의 임종은 배우이자 감독인 일레인 메이가 지켰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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