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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모자’ 양희영, 약속의 땅서 일군 통산 4승

LPGA 혼다 타일랜드 2015·2017 이어 올해도 우승

선두 달리다 후반 공동선두 허용

16번홀 극적 버디로 다시 선두로

최종합계 22언더파 266타 정상에

4년전 이 대회 우승 뒤 후원사 계약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우승자 양희영이 24일 경기 후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활짝 웃고 있다. /촌부리=AFP연합뉴스




양희영이 24일 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 4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촌부리=AP연합뉴스


양희영(30)은 2015년 여름까지 모자 앞에 기업 로고가 없는 ‘빈 모자’를 쓰고 다녔다. 후원사가 선수 가치를 말해주는 프로골프 세계에서 어쩌면 부끄러운 일이었다. 지난 2009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양희영은 꾸준히 잘 하는 선수로 정평이 나 있었지만 강렬한 임팩트는 부족해 보였다. 반가운 후원사를 만난 것은 2015년 9월. 그해 혼다 타일랜드 우승 덕분이었다. 당시 양희영은 이미림과 청야니(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를 누르고 통산 2승째를 거뒀다.

후원사와 계약이 지난해 말로 만료된 양희영은 올해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 다시 빈 모자를 쓰고 나왔다. 하지만 새 후원사 로고가 들어간 모자를 쓰기까지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약속의 땅’ 태국에서 다시 한 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기 때문이다.

세계랭킹 29위 양희영은 24일 태국 파타야 인근 시암CC 올드코스(파72)에서 끝난 시즌 네 번째 대회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60만달러)에서 나흘 합계 22언더파로 우승했다. 상금은 24만달러(약 2억7,000만원). 2017년 2월 이후 2년 만의 정상 경험이다. LPGA 투어 11년차로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4위에 빛나는 양희영은 통산 4승을 올렸는데 4승 중 3승이 혼다 타일랜드에서 나왔다. 2015년과 2017년, 그리고 올해까지 홀수 해 우승 공식을 이은 것이다.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선두를 놓치지 않은 2년 전에도 우승 스코어는 22언더파였다.



호주동포 이민지와 15언더파 공동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양희영은 16번홀(파3) 그린 밖에서 퍼터로 버디를 잡으며 우승을 예감했다. 홀 주변을 반 바퀴 돌더니 쏙 들어갔다. 머리를 감싸 쥐면서 크게 기뻐할 정도로 고마운 버디였다. 이 홀에서 다시 단독 선두를 잡기까지 과정이 워낙 극적이었기 때문이다.

4~8번홀 5홀 연속 버디 등 9번홀까지 5타를 줄이며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린 양희영은 무난하게 우승까지 달리는 듯했다. 하지만 낙뢰 위험으로 경기가 1시간쯤 중단되고 재개된 뒤 분위기가 급격하게 바뀌었다. 11번홀부터 티샷이 왼쪽으로 가기 시작했고 그린 주변 어프로치 샷도 정확도가 떨어졌다. 이민지가 12번홀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어 2타 차로 따라붙은 뒤 14번홀 버디로 1타 차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앞 조의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마저 15번홀(파4) 그린 밖 어프로치로 샷 이글을 기록, 단숨에 1타 차로 따라왔다. 양희영은 14번홀 1.5m 파 퍼트를 놓쳐 결국 선두를 허용했다.

이제 3명이 공동 선두인 안갯속 선두 경쟁. 하지만 양희영은 티샷이 짧았던 16번홀에서 먼 거리 버디 퍼트를 넣으며 분위기를 다시 가져왔다. 18번홀(파5) 버디 뒤 2타 차 이민지의 이글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추면서 양희영의 1타 차 우승이 확정됐다. 지은희 등 동료들의 축하 생수 세례를 받은 양희영은 “마지막 세 홀에서 정말 긴장했다. ‘차분하게 하자’ ‘바로 앞의 샷에만 집중하자’는 주문으로 이겨냈다”고 했다. 이 대회에 유독 강한 이유로는 “이 대회와 이 코스에 올 때마다 왠지 즐겁고 편안하다”고 했다. 양희영은 마지막 날 버디 9개와 보기 2개로 7언더파 65타를 쳤다.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 지은희의 우승에 이어 양희영까지 우승하면서 초반 4개 대회에서 2승을 챙기는 초강세를 보였다. 한국 선수 한 시즌 최다승인 15승 경신에 대한 기대를 부쩍 높였다. 이민지가 21언더파 2위를 했고 이날 9언더파를 몰아친 시간다가 20언더파 3위다. 17언더파 4위 신지은, 16언더파 5위 지은희까지 톱5 중 3명이 한국 선수다. 세계랭킹 2위 박성현은 7언더파 공동 21위, 세계 1위 에리야 쭈타누깐은 10언더파 14위로 마쳤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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