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시한을 한 달여 앞두고 일본 자동차 회사인 혼다가 유럽연합(EU) 내 유일한 생산기지였던 영국 생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일본 닛산자동차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엑스트레일’ 신모델의 영국 생산 계획을 공식 철회한 지 2주 만에 3,500명의 일자리를 책임져온 연산 16만대 규모의 공장 폐쇄 계획이 알려지면서 영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혼다가 오는 2021년까지 영국 스윈던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스윈던 공장은 EU 내 유일한 혼다의 생산시설로 30년 이상 운영돼왔다.
혼다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EU의 디젤차 규제로 인한 수요 부진과 브렉시트 혼란에 따른 경영여건 악화를 우려한 선제적 조치로 풀이된다. FT는 영국이 아무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 딜(no deal)’ 브렉시트 가능성이 고조되는 점이 혼다의 공장 폐쇄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혼다는 스윈던 공장의 생산능력을 본국인 일본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폐쇄가 현실화할 경우 현재 이 공장에서는 일하는 3,500명의 근로자는 물론 부품업체 등 전후방 산업의 고용에도 큰 타격이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이 영국 내 생산공장을 닫는 것은 지난 2007년 푸조가 코번트리 인근 공장을 폐쇄한 후 처음이다.
브렉시트 시한이 임박하면서 영국에서는 고용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 제조업체의 투자 및 생산 중단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영국 내 최대 자동차 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달 인력을 4,500명 감축하겠다고 밝혔으며 포드 역시 영국 내 엔진공장에서 일자리 400개를 줄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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