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클럽 ‘버닝썬’ 직원과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김모(28)씨의 추가 추행행위를 포착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마약 수사를 버닝썬 외 다른 강남 클럽으로도 확대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클럽 내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중 김씨의 추가 추행행위로 보여지는 장면이 있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확인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CCTV의 화질을 향상하기 위해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영상 분석을 의뢰해놓은 상태이며, 국과수는 작업을 서둘러 늦어도 오는 25~27일에는 회신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씨는 지난 12월 피해자 2인의 고소로 강제추행으로 입건됐다. 이중 1인이 클럽 MD로 근무하며 마약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 중국인 여성 ‘애나’로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클럽 측이 사태 무마를 위해 고소를 종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1일 김씨를 불러 조사한 이후 범죄사실별 진술 및 영상, 녹취 등 증거분석을 통한 수사를 차분히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버닝썬 사건에 대해 쌍방폭행·공무집행방해·성추행 관련 부분은 강남경찰서가,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후발 의혹에 대해서는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나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지난 14일 역삼지구대와 버닝썬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수사에 돌입했다.
서울청 광수대는 마약 유통 의혹을 받는 버닝썬 직원을 구속했고, 클럽 MD로 활동한 중국인 여성 A씨에 대해서도 출국정지를 신청했다. 경찰은 마약 투약·유통 혐의와 관련 A씨를 추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광수대에서는 김씨가 경찰을 증거인멸, 직무유기 등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서도 김씨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이뤄졌다.
같은 날 서울지방경찰청은 “마약 유통 구조 특성상 다른 클럽까지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청 관계자는 “구속된 버닝썬 직원은 대마초, 필로폰, 엑스터시, ‘물뽕’ 등을 모두 투약·소지한 혐의를 받는다”면서, “한편 A씨(중국인 MD) 자택 압수수색 결과 성분 불상의 액체와 흰색 가루를 압수해 정밀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필요하면 직원들도 조사하겠다”며 “빅뱅 멤버 승리(버닝썬 전 홍보이사)도 필요하다면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넷에서 유포된 성관계 동영상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유통경로와 촬영자, 등장인물을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청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대한 우려가 있는 줄 안다”면서도 “한점 의혹 없도록 경찰 유착 의혹과 마약 투약 여부 등을 철저히 수사해 사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버닝썬을 둘러싼 마약 투약과 경찰 유착 등 의혹은 김씨가 지난해 11월24일 이 클럽에서 폭행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으나 도리어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처음 불거졌다. 김씨는 버닝썬 내에서 직원에게 억지로 끌려가는 여성을 보호하려다가 클럽 이사인 장모씨에게 폭행당했고, 이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자신을 입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로도 버닝썬 내에서 이른바 ‘물뽕’(GHB)을 이용한 성폭행과 마약 유통이 이뤄졌다는 등 의혹이 잇달아 불거졌고, 이 클럽 내부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포돼 논란이 커졌다./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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