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결국 화웨이 손들어 줘…미국과 갈등 불가피

英 정부 “화웨이 리스크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 결론

AP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의 보안 위험을 완화할 수 있다는 결론을 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동맹국에게 화웨이 장비 배제를 촉구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FT에 따르면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차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에 화웨이 통신장비를 사용하더라도 보안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FT는 NCSC에 정통한 관계자 2명을 인용해 “영국은 미국과 중요 정보를 공유하는 ‘파이브 아이즈’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유럽의 다른 나라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같은 결정으로 5G 장비 도입시 화웨이 제품을 배제하라고 동맹국들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의 노력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특히 영국은 미국과 주요 정보를 교환하는 이른 바 ‘파이브 아이스(Five Eyes, 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의 일원이기 때문에 미국을 더욱 당황케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으로 영국과 미국의 마찰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이브 아이스에 속해 있는 호주와 뉴질랜드는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동유럽을 순방하며 “만약 화웨이 장비가 미국의 중요한 시스템이 있는 곳에 배치돼 있을 경우 미국은 그런 나라와 협력 관계를 맺기 어렵다”고 화웨이 배제를 압박했다.

그러나 영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은 어느 정도 예상됐었다. 전 영국 정부통신본부(GCHQ)의 수장이었던 로버트 해닝언이 지난 13일 FT에 한 기고에서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는 것은 5G의 복잡성을 이해하지 못한 무식의 소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현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