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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 '서령체'로 버무린 슴슴한 옛날 맛

■김서령 지음, 푸른역사 펴냄





겨울 배추에 밀가루를 묻혀 구워낸 배추적의 참맛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밤마실 온 마을 처녀들과 아지매, 할매들이 겨울밤 입이 궁금할 때 한 두레 구워 먹던, 지금은 낯선 그 음식 말이다. 밍밍하고 싱겁지만 ‘깊은 맛’을 가진 추억 속 배추적의 맛을 칼럼니스트 김서령은 신작 ‘외로운 사람끼리 배추적을 먹었다’에서 생생하게 그려낸다. 이 밖에도 음력 오뉴월에 담가 먹던 찹쌀 술 ‘정향극렬주’,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슴슴한 ‘콩가루 국수’ 등 아득하거나 아련하고, 슴슴하거나 소박한 음식 이야기가 풍성하다.

김서령은 지난해 10월 6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은 “보석처럼 반짝이는 조각 글”이 흩어져 사라져 가는 것을 막기 위해 편집을 시작했으나 결국 이 책은 그의 유고집이 되고 말았다. 이번 에세이집은 잊혀가는 고향의 정취를 되살려낸 일종의 풍물지이기도 하고, 삶의 지혜가 얼비치는 인생론이기도 하다. 특히 형용사 하나 허투루 쓰지 않는 그의 글솜씨는 ‘서령체’라 불릴 정도로 자기만의 빛깔을 빚낸다. 그만큼 한 꼭지도 버릴 수 없고, 한 구절도 흘려보내기 아까운 음식 에세이 그 이상의 에세이다. 1만5,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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