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면 철수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의 경찰 역할을 맡을 수 없다”고 선포했다. 냉전기 소련에 맞서 안보 동맹을 구축했던 미국이 21세기 들어서야 ‘새로운 미국의 시대’를 기치로 내건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의 변화를 이끈 주요인으로 ‘셰일 혁명’을 꼽는다. 앞선 저작에서 저자는 미국이 가진 힘의 원천이 무엇이고,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세계 질서의 본질이 무엇인지, 그리고 인구구조의 변화, 지정학, 셰일 혁명으로 인해 21세기의 세계가 어떻게 무질서에 빠져들게 되는지를 분석했다. 이번 책은 2014년 이후 미국에서 본격화된 셰일 혁명을 분석하고 세계 경찰국 조끼를 내던진 미국과 이로 인한 지정학적 충돌에 돋보기를 들이댄다.
시나리오는 이렇다. 셰일 혁명으로 에너지 자급에 도달한 미국은 세계 문제에 초연해진다. 에너지를 무기로 러시아가 서유럽을 위협하고 중동·동아시아의 충돌이 이어져도 미국은 이를 지켜본다. 과거의 동맹이라 할지라도 더 이상 일방적인 시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게 된다. 결국 미국의 부재와 무질서는 미국의 존재감을 키운다.
문제는 한국이다. 저자는 한국이 향후 미국의 동반자 그룹에 속하게 될지 확신하지 못한다. 더욱이 중·일 대결 속에 한국은 결정적인 변수도 되지 못할뿐더러 비극적인 싸움터가 될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한국이 미국의 동반자 그룹에 속할 만한 전략적 가치를 공유하는 것이다. 그 가치가 무엇인지는 이 책을 덮고 난 후의 숙제다. 1만9,000원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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