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각)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자신의 카운터파트임을 공식 확인하며 내주 초 북미 실무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상응 조치 등을 포함, 세부 조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미국 측 북미협상 실무대표인 비건 특별대표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 대학 월터 쇼렌스틴 아·태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 참석,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지난 17∼19일 워싱턴 방문을 언급하며 “(북미가) 중요한 많은 문제를 다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의) 백악관 회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2차 정상회담에 대한 계획에 시동을 걸었다”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이어 “(백악관 회동 등 다른 만남에 비해) 덜 주목받긴 했지만, 결코 덜 중요하지 않았던 것은 나 역시 (김 부위원장의) 이번 방문 기간 새롭게 지명된 내 북한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대사와 첫 번째 실무 차원의 논의를 하는 기회를 가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생산적이고 집중적이며 성과 지향적인 논의를 했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열릴 포괄적인 실무차원 협상 계획의 첫 걸음들을 펼쳐놓을 수 있었다”며 “우리(나와 김혁철)는 그 결과에 만족했으며 아주 가까운 미래에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모든 합의사항을 발전시키기 위한 구체적 계획들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비건 대표는 내주 진행될 실무협상에서 북한이 농축시설 등의 해체에 대한 대가로 어떠한 상응 조치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핵화의 과정이 실무협상의 로드맵 안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북미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앞서 김 부위원장이 방미했던 지난 18일 비건 대표가 새롭게 지명된 그의 카운터파트와 만날 기회가 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후 국무부는 이 만남이 북미간 첫 실무단위 협상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미국 당국자가 비건 특별대표의 새로운 북측 카운터파트가 김 전 대사라고 공식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무부는 이날 비건 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을 하기 위해 오는 3일 서울로 출장을 간다며 비건 특별대표가 북측 카운터 파트와 후속 회담들을 갖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진전시킬 후속 조치, 그리고 북미 정상이 지난해 6월 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모든 약속에 대한 추가 진전을 이뤄내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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