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를 덮친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도 최근 참모들과의 대화에서 답답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연합뉴스 통화에서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 때문에 ‘잠이 안 온다’고 했을 정도로 이 문제를 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흘 연속 수도권에 비상저감조치가 발령됐던 15일 참모들과 가진 티타임에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장시간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쉽지 않은 것은 알지만 국민이 체감할 특단의 대책이 없는지 더 찾아보라”며 “인공강우가 가능한지, 화력발전소 미세먼지 배출 허용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하는지 등을 고민해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미세먼지 문제가) 현재 문 대통령의 제일 큰 관심사 중 하나”라면서 “틈만 나면 그 얘기를 하신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문제 해결의 의지를 드러냈다. 15일 대기업·중견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미세먼지) 평균 수치는 작년보다 개선됐으나 심한 날의 수치가 악화해 국민이 느끼시기에 더 안 좋은 것 같다”며 “기업들 차원의 대책이나 아이디어가 있다면 들어보고 싶다”고 언급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 등 미세먼지 피해를 호소하는 국민들이 늘어나며 구체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고민이다. 게다가 야권에서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내놓은 미세먼지 저감 공약을 이행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점도 고민의 또 다른 원인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지속 미세먼지 대책 특별기구를 설치해 임기 내 미세먼지 배출량을 3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고용지표 등과 달리 미세먼지 농도는 매일 지표가 나와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예년 기준으로 보면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낮아졌지만 지난해 3월 환경 기준을 강화해 (미세먼지 농도) ‘나쁨’ 일수가 늘었다”며 “국민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