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이 영국 다이슨의 고가 헤어드라이어 모조품 제작·유통 일당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미중 차관급 무역협상 재개를 앞두고 중국이 양국 핵심의제인 지식재산권 보호 노력을 부각해 협상 분위기를 조성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시 공안국이 광둥성 소재 ‘짝퉁’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제작 공장 2곳을 적발해 제작과 유통에 관여한 36명을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공안은 이 과정에서 모조품 헤어드라이어 400여개와 반제품 1,500여개, 부품 20만여개를 압수했다.
공안국은 소비자들의 신고를 받고 지난해 8월 수사에 착수해 세계 최초로 ‘짝퉁’ 다이슨 제조·유통업자들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조품을 다이슨 헤어드라이어의 중국 내 정가인 2,990위안(약 48만7,000원)의 10~50%인 가격에 팔아 지난해에만도 1,000만위안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단속을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중 무역협상 재개에 맞춰 지재권 보호 노력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미국은 무역전쟁 휴전과 동시에 중국에 △지재권 침해 △중국 시장 진입 기업에 기술이전 강요 △사이버 기술 도둑질 문제 해결 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이후 중국은 외국인 투자 기업의 지재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적 기술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초안 등을 마련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이 표면적으로라도 미국 측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뜻이 있음을 피력하기 위해 이번 단속을 벌였다고 해석하고 있다. SCMP에 따르면 상하이 공안국은 지난해 지재권 침해와 관련해 500건의 사건을 조사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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