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친형 강제입원 혐의 등으로 기소돼 오는 10일 첫 재판을 앞두고 지지자들에게 재판이 열릴 수원지법 성남지원 앞 지지시위 및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판이 시작된 이때 재판 담당 법원 앞 집회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려는 행위로 오해받기에 십상”이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사법부는 정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정치와 행정은 물론 여론으로부터도 독립이 보장돼야 한다. 재판이 시작된 이때 재판 담당 법원 앞 집회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려는 행위로 오해받기 십상”이라며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 그러므로 지지자 여러분, 오해받을 수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는 성남법원 앞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최근 성남지원 앞에서 시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첫 재판이 열리는 10일 오후 2시에도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 이 지사 지지자들은 그동안 이 지사가 검찰이나 경찰에 출석할 때에도 지지시위를 이어왔다.
이 지사는 “오늘의 이재명을 있게 해 주신 동지 여러분의 희생적 노력에 두 손 모아 감사드린다. 공정사회를 향해 가는 길 위에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 서 있겠다는 약속을 또 드린다”고 말한 뒤 “지지자는 정치인을 일방적으로 찬양하고 숭배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연대하고 의지하며 협력하는 동지 관계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어 “지금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앞으로도 헤치고 나아가야 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동지 여러분의 도움이 꼭 필요하고, 그 도움은 합리적이고 유효했으면 좋겠다”며 “정치는 국민이 심판하는 링 위에서 하는 권투 같은 것이다. 대중이 보고 있는 만큼 다투더라도 침을 뱉으면 같이 침 뱉을 게 아니라 점잖게 지적하고 타이르는 것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전쟁을 이기는 데 필요하면 전투에서 얼마든지 져주어야 하는 것처럼, 현실의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것보다 국민 공감을 얻는 것이 진정 이기는 길 아니겠느냐”며 “사람은 입력된 정보에 의해 판단하는 존재다. 허위정보를 정정하고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세상을 향해 동지들의 꿈과 현실, 우리의 대안과 역량 실적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득권자들이 아닌 이상 우리에게 한방은 없다. 티끌을 모아 태산을 만드는 정성으로, 개미처럼 작은 일을 많이 해야 한다”며 “메시지로 친지에게 유용한 정보를 보내거나 SNS로 이웃을 넓혀 소통하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짧은 답글이라도 하나 쓰는 것 같은 작지만 많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마녀사냥에 항의하며 추운 날 분당경찰서와 성남검찰청 앞에서 집회시위로 고생하신 여러분, 참으로 애 많이 쓰셨다”며 “현장에 함께 하진 못했지만, 여러분의 그 분노와 걱정 열의는 온통 그대로 제 가슴 속에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친형 강제입원’ 등 3개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 지사 재판은 오는 10일 첫 재판에 이어 14일과 17일 2차, 3차 재판이 잇따라 열린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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