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가해자로 징계를 받은 여고생이 징계 절차 상의 일부 문제를 이유로 부모와 함께 교장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인천지법 민사11부(이진화 부장판사)는 A양과 그의 부모가 인천 모 여자고등학교 전 교장과 교감, 학생부장 교사 등을 상대로 낸 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6일 밝혔다.
사건의 전말은 다음과 같다. 2015년 5월 해당 여고의 1학년이던 A양은 반 친구들을 괴롭혔다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회부됐다. A양은 친구 3명과 함께 같은 반 다른 친구 5명을 한둘씩 교실 밖으로 불러 내 욕설을 하며 공포심과 모욕감을 줬다. 수차례 전화를 걸어 수치심을 줬던 한 친구는 결국 학교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
또 A양 등 가해 학생 4명은 째려본다거나 반장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같은 반 친구들을 괴롭힌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여고 교감이 위원장인 학폭위는 같은 해 6월 관련 회의를 열었다. 이후 A양에게 학내외 전문가로부터 5일간 특별교육을 받고, 별도로 부모와 함께 유사한 특별교육을 5시간 더 받으라고 조치했다.
이에 A양은 2015년 학교 법인을 상대로 징계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부모와 함께 받는 5시간 추가 특별교육은 당시 학폭위가 관련 법을 잘못 해석한 결과여서 무효라고 판단했다. 이후 2017년 A양은 부모와 함께 당시 교장 등을 상대로 5,000만원을 달라며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A양과 그의 부모는 “당시 학폭위 위원 일부가 부적법하게 위촉돼 해당 학폭위 의결에 따라 이뤄진 (징계) 조치도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징계 과정에서 일부 절차에 문제가 있었던 사실이 확인됐지만, 징계 자체가 위법하지 않다며 A양과 그 부모의 손해배상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학교의 징계 처분이 정당하지 못해 무효로 판단되더라도 무조건 불법이라고 할 수 없다”며 “징계권 행사가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인 경우에만 그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는 수차례 피해 학생들에게 공포심과 모욕감을 느끼게 했고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이런 행위는 학교폭력예방법상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설사 학폭위 구성에 문제가 있어 원고가 받은 조치를 무효로 할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학교폭력 행위에 대한 학교 측 조치는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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