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청와대 직원들을 향해 “더 엄격한 윤리적·도덕적 기준에 따라 행동하고, 처신은 물론 언행조차 조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별감찰반 비위 사태로 촉발된 ‘민간사찰 의혹’ 논란과 각종 공직기강 해이 사태가 연발하자 기강을 다잡고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2018년 마지막날인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회의는 청와대 직원들에게 생중계된다. 촛불민심을 받들어야 한다는 열정과 늘어난 외교·남북관계 업무로 밤낮없이 수고한 청와대 직원들에게 아낌없는 치하를 보낸다”며 “서로 ‘고생했다, 더 잘하자’는 의미로 박수를 쳐주자”며 격려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당부하고 싶은 것이 몇 가지 있다”며 처신과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는 국정을 총괄하는 곳이다. 국민들은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권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청와대 직원들이 어떤 부처나 기관보다 높은 기준을 요구받는 이유가 여기 있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거울에 비춰보듯, 또 살얼음판을 걷듯 자중자애해야 한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출 수 없다면 청와대에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이 손에 익으면 긴장이 풀어질 수 있고, 관성적으로 일하게 된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주기를 바란다.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의 열정과 조심스러움이 교차하는 그 날선 느낌처럼, 초심을 지켜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또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지치지 말자는 것”이라며 꾸준한 개혁의 중요성도 부각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권력기관 개혁, 공정경제, 직장 내 갑질문제, 적폐청산 등 정부 차원의 개혁이 지속해서 이뤄졌다. 청와대뿐 아니라 검찰, 경찰, 국정원, 국세청 등 모든 권력 기관들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정권의 선의로 권력기관의 운용을 개혁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제도적 개혁으로 이어져야 개혁이 연속성을 갖고 정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개혁은 더 많은 개혁의 요구로 이어지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힘들게 이룬 개혁은 당연시되고 더 많은 개혁의 요구가 불만과 비판으로 이어지는 개혁의 역설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다고 지치거나 낙담해서는 안 된다. 그 요구에 응답해 또박또박 할 일을 해 나가면 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모두 한 해 동안 수고가 많았다. 새해 새로운 자세로 다짐해야 한다”며 “정부와 청와대는 국민에게 무한대의 의무를 가지고 있다. 오직 국민만 바라보고 국민의 눈높이에 서서 다시 한번 신발 끈을 동여매달라”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다원 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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