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아…. ㅇㅇ아 어떡해.”
21일 오후12시24분께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강릉 펜션 참변’으로 목숨을 잃은 서울 대성고등학교 3학년생 안모(18)군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어머니는 아들의 이름을 연신 부르며 흐느꼈다. 안군의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관이라도 한 번 더 잡아보려는 듯 손을 뻗었다. 같은 시각 바로 옆에서는 친구인 김모(18)군의 관이 운구차에 실렸다. 김군의 어머니는 더 이상 울 힘조차 없는지 허망한 표정으로 아들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이날 오전과 오후에 걸쳐 강릉 참변 희생자 3명의 발인이 진행됐다. 대성고 3학년생인 유모(18)군의 발인은 오전8시에 이뤄졌고 정오 즈음에는 안군과 김군의 발인이 진행됐다. 유족과 친구를 포함해 300여명이 안타까운 청춘들을 배웅했다.
이들의 시신과 영정을 실은 운구차는 장례식장을 떠나 모교인 대성고를 들렀다. 오전과 오후 각각 대성고 교사와 학생들은 운구차가 도착하기 전 교문에서 합동분향소까지 도열해 이들을 맞았다. 운구차가 지나갈 때는 일동 고개를 숙여 조의를 표했다. 다시 고개를 든 이들 몇몇은 소리 내 울고 이를 지켜보던 이들도 곧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 수사본부는 21일 사고 펜션의 보일러 배기관(연통)이 언제·왜 어긋났는지를 밝히기 위해 관련자를 참고인으로 줄줄이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이들 중 이번 참사와 관련한 과실 책임이 드러나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보일러 부실시공, 부실 점검, 관리 소홀 여부 등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 수사를 광범위하게 진행 중이다.
이번 사고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학생 7명은 각각 강릉 아산병원에 5명, 원주 세브란스 기독병원에 2명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아산병원에서 치료받는 학생 중 3명은 일반실로 옮겨질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지만 나머지 4명은 여전히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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