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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중국 도움 받아 석탄 가스화 기술로 국제 제재에 저항”

WSJ "대규모 비료·철강 공장 등에 설치로 시간 벌어"

18세기 처음 고안된 기술… 평양 북쪽 공업지대 공급





북한이 풍부한 석탄 자원을 가스로 바꾸는 기술을 활용해 국제사회 제재에 저항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이 석탄으로 합성 가스를 만드는 장치를 대규모 비료·철강·시멘트 공장들에 설치하고 있다며 복수의 외국 관료와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북한은 제재 탓에 수입이 어려워진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탄 가스화 기술에 더욱 매달리는 것으로 보인다. 18세기 후반에 처음 고안된 이 기술은 나치 독일이 2차 세계대전 때 전투기와 탱크에 사용할 합성 연료를 만들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1980년대 아파르트헤이트(흑백인종차별정책)에 따른 석유 금수 조치를 돌파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기술은 산소와 물을 이용해 석탄을 가열, 합성 가스를 구성하는 여러 화학 성분으로 쪼갠다. 북한에 이러한 기술과 전문지식을 제공한 것은 오랜 우방인 중국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일례로 중국 기업 양메이화학공업기계는 지난 7월 시간당 4만㎥의 합성 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대형 석탄 가스화 장치를 평양 북쪽의 공업지대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북한의 원유·정제유 연간 수입량의 10%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다른 중국 기업 허베이카이웨 그룹은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6월 북한 과학 당국의 관리 7명이 석탄을 메탄올, 암모니아, 디메틸에테르로 바꾸는 방법을 연구하기 위해 자사 공장을 방문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밖에 랴오닝언더 건설회사도 과거 수년 동안 북한과의 합작벤처를 통해 중국에서 석탄 가스화 설비를 지은 사실이 있다고 WSJ이 전했다. 중국 상무부는 자국 기업들의 이런 움직임에 관한 WSJ의 논평 요청에 유엔의 대북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는 형식적인 답변만을 내왔다.



몇몇 전문가들은 고강도 제재 압박에 직면한 북한 정권이 선박 불법 환적을 포함한 유류 밀수, 사이버 도둑질과 함께 석탄 가스화 기술을 통해 시간을 벌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경제감시’ 웹사이트의 공동 편집인인 벤저민 실버스타인은 “그들이 현 상황에서 최소 2∼3년을 그럭저럭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기술 덕분에 북한이 수입 연료를 군사용으로 돌릴 수도 있게 됐다고 WSJ은 진단했다. 북한에는 147억 톤의 석탄이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김은비 인턴기자 silverbi2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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