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동산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자산신탁은 최근 리츠 관련 사업부를 분리해 별도 리츠 AMC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리츠 AMC 설립 시기는 내후년인 2020년께로 예상된다. 하나자산신탁이 운용하는 리츠 자산운용규모(AUM)가 크지 않아 지금 당장 별도 리츠 AMC를 설립하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은 향후 리츠 운용 자산을 추가로 확보하는 등 규모를 키워 리츠 AMC를 독립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이 리츠 AMC를 독립시키는 것은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이 리츠 AMC인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해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작년 10월 자본금 300억원을 출자해 신한리츠운용을 설립하고 올해 1호 리츠인 ‘신한알파리츠(293940)’를 상장시켰다. 신한알파리츠의 공모주 청약에는 역대 리츠 공모 중 최대인 4,928억원이 몰리는 등 4.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상장 후에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10% 이상 오르는 등 순항하고 있다. NH농협금융그룹도 신한금융그룹의 행보에 자극받아 올 초 리츠 AMC인 ‘NH농협리츠운용’을 설립했다. 우리은행도 지주사 전환에 맞춰 리츠 AMC를 자회사로 설립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다른 금융기관들도 리츠 AMC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나금융그룹은 자회사인 하나자산신탁이 겸업하고 있는 기존의 리츠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리츠 업무를 키우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부동산신탁사에서는 리츠가 주 업무가 아니다 보니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하나자산신탁이 운용하는 리츠는 총 4개, AUM은 2,000억원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은 0.54%다. 하나자산신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자산신탁의 3·4분기 전체 수수료 수익 609억원에서 리츠 관련 수익은 15억원으로 2.5%에 불과하다. 부동산신탁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11개의 부동산 신탁사 중에서 리츠 AMC로 출발한 코람코자산신탁을 제외한 나머지 신탁사들은 리츠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아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최근 대형 금융 지주사들이 리츠 관련 사업을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어 하나금융그룹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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