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니메이션에서는 여성 캐릭터가 대세다. 지난 9월부터 방영 중인 CJ ENM의 자체 기획·제작 애니메이션인 ‘변신기차, 로봇트레인 시즌2’에는 지니와 맥시라는 새로운 여성캐릭터가 추가됐다. 지니는 창의적이고 거침없는 천재과학자로 등장하며, 맥시는 지치지 않는 체력을 지닌 호기심 많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매력을 뽐내고 있다. 두 여성캐릭터는 지난 23일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 구로신도림 롯데마트센터에 CJ ENM이 신설한 키즈존의 ‘간판 캐릭터’로 꼽힐 정도로 인기 상승 속도가 빠르다.
지난 8일부터 투니버스에서 방영 중인 애니메이션 ‘신비아파트 고스트볼X의 탄생 : 두 번째 이야기’에는 여성 캐릭터 ‘금비’가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끈 ‘신비아파트 고스트볼X의 탄생’의 새로운 시리즈에 새로 추가된 캐릭터 ‘금비’는 어리고 약해 보이지만 주인공 ‘신비’보다 강력한 요술을 부리는 반전 캐릭터다.
국내 애니메이션 ‘라바’를 기반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달 세계적인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라바 아일랜드’에서도 옐로우의 여자친구 핑크와 여자 애벌레 망고가 새롭게 등장했다. ‘핑크’는 예쁘고 귀여운 얼굴 뒤에 무서운 힘을 숨기고 있는 캐릭터로 그려지는 등 그동안 나타났던 여성 캐릭터와는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의 여성캐릭터 강세에선 성 역할의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약하고,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이라는 고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3세~6세 영유아를 타깃으로 한 애니메이션 ‘레인보우 루비’의 주인공 루비만 봐도 그렇다. 루비는 장난감들의 마을인 레인보우 빌리지 안에서 벌어지는 여러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루비는 마을에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다양한 직업으로 변신한다. 여자이기 때문에 변신하지 못하는 직업은 없다. 비행기 조종사, 보안관, 소방대원, 탐정 등 그동안 남성 캐릭터 위주로 그려졌던 직업으로도 변신해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루비는 높은 인기에 힘입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6년 유네스코 선정 소녀 교육 캠페인 홍보대사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전 세계 시장에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아 지난해 북미·유럽·아시아 등 해외 30여 개 채널과 배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여성캐릭터의 강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여아 캐릭터시장은 20년 이상 관심과 사랑을 받아 온 ‘시크릿 쥬쥬’, ‘프린세스 미미’, ‘엉뚱발랄 콩순이’, ‘안녕 자두야’, ‘뿌까’ 등으로 이어지면서 지속적인 성과를 이어갔다”며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여성 중심 애니메이션이 늘어 관심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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