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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총리 “KTX·KT 사고…IT강국의 맨얼굴 드러냈다”

“매뉴얼 부재...국민 일상생활·경제활동 망가뜨려"

“열차 멈췄는데 설명도 없이 승차권 그대로 파나”

“5G 세계최초 상용화 자랑하지만 내실을 보라”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개회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27일 지난 주 발생한 KTX 단전과 KT 화재 사고를 거론하면서 “IT 강국 대한민국의 맨얼굴”이라고 지적했다. 기술의 외형 성장 과시에만 집착할 뿐 운영의 내실은 갖추지 못한 우리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다.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열린 제50회 국무회의에서 “평소에도 그랬지만 오늘은 조금 더 불편한 말씀을 드리겠다”면서 지난 주 충북 오송역 근처에서 발생한 KTX 단전 사고와 서울 아현동 KT 지하 통신구 화재와 관련해 평소 관리 및 사고 발생 시 대처 매뉴얼 부재 문제를 지적했다.

지난 2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국사 화재현장에서 국과수 관계자들이 2차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총리는 “문제의 KTX가 4시간 36분 동안 멈췄으나 제대로 된 설명도 없었고, 열차 수십 편이 지연돼 5만3,000여 명이 피해를 보았으나 승차권은 그대로 팔았다”며 “서울역에서는 직원의 부주의로 또 다른 충돌사고가 나기도 했다”고 코레일의 열악한 관리 시스템을 지적했다.

또 이 총리는 “KT 통신망 장애는 사흘이 지나서야 응급복구를 마쳤지만 완전복구에는 이르지 못하면서 인근 지역주민 등 약 50만 명의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망가뜨렸다”며 “이른바 초연결사회의 초공포를 예고하며 IT강국 대한민국의 맨얼굴을 드러냈다”고 꾸짖었다.



이 총리는 이들 사고를 계기로 우리가 처한 현실을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우리가 성취한 기술이 얼마나 불균형하게 성장했는가를 적나라하게 증명했다”며 “기술의 외형은 발전시켰으나 운영의 내면은 갖추지 못한 우리의 실상을 노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오후 충북 청주시 KTX 오송역에서 시민들이 전기 공급 중단으로 열차 운행이 중단되자 표를 환불받기 위해 매표소 앞에 줄지어 서 있다./연합뉴스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반면교사로 삼을 것을 정부 부처 수장들에게 지시했다. 이 총리는 “복구와 사후수습, 원인 규명과 책임자 문책, 그리고 재발방지책의 마련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 과정을 확실히 이행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문제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며 “KTX가 멈춰 서거나 통신망에 고장이 났는데도, 그 상황을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놀랍게도 준비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 어쩌면 더 큰 문제”라고 관리 매뉴얼을 확실하게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 총리는 “KT 등 통신회사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TX와 SRT를 포함한 고속철도회사와 국토교통부, 그리고 안전을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등은 철도, 통신, 전력, 가스 등 사회기반시설에서 앞으로도 발생할 각종 비상상황의 관리매뉴얼을 재정리하라”며 “그동안의 인력배치와 시설 장비의 운용에 문제는 없었는지를 점검해 보완하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KTX가 시속 300km로 달리고 내년 봄이면 5G를 세계최초로 상용화한다고 자랑하지만, 그 내실은 어떤지를 냉철하게 인정하고 확실히 보완해야 한다”고 거듭 당부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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