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골프의 투톱 안병훈(27)과 김시우(23·이상 CJ대한통운)가 골프 월드컵(World Cup of Golf) 첫날 공동 선두에 올랐다. 강력한 우승 후보인 호주·잉글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이 대회 사상 첫 한국팀 우승 기대에 불씨를 붙였다.
둘은 22일 호주 멜버른의 메트로폴리탄GC(파72)에서 시작된 제59회 골프 월드컵(총상금 700만달러) 1라운드 포볼 경기에서 10언더파 62타를 합작했다. 홈팀 호주의 마크 리슈먼-캐머런 스미스, 잉글랜드의 이언 폴터-티럴 해턴과 같은 공동 1위다. 28개국 56명이 출전한 이 대회는 첫날과 셋째 날에는 각자 볼을 쳐 더 좋은 스코어를 팀 점수로 삼는 포볼, 둘째 날과 마지막 날에는 번갈아 치기인 포섬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승상금은 120만달러(약 13억5,000만원). 이 대회 한국팀의 최고 성적은 최경주-허석호의 2002년 멕시코 대회 3위다. 아시아에서는 일본만이 두 번 우승했다.
이날 한국은 이글 1개와 버디 9개를 작성하고 보기 1개를 범했다. “요즘 퍼트 감이 많이 올라왔다”고 자신감을 보였던 김시우가 특히 힘을 냈다. 5번홀(파4)에서 기분 좋은 칩인 버디에 성공했고 6번홀(파3)에서도 버디를 잡았다. 13번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 때 절묘한 백스핀으로 핀 1m에 붙여 버디를 보탰다. 안병훈이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올리지 못한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2m 버디를 놓치지 않았다. 앞서 장타자 안병훈은 7번홀(파5·470야드)에서 귀중한 이글을 터뜨렸다.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앞 깊은 벙커를 잘 넘겨 홀 1m에 멈추면서 손쉽게 2타를 줄였다. 버디를 잡고 넘어가야 하는 짧은 파5인 9번홀에서 둘은 보기를 적었지만 우승에 도전하기에 충분한 위치에 자리를 잡았다. 김시우는 “컨디션이 지금도 좋고 이번 주 내내 좋을 것 같다. 팀플레이도 잘 되고 있다”고 했다. 안병훈은 “제가 공격적으로 하다가 실수하면 김시우 선수가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한국팀의) 역대 최고 기록을 뛰어넘고 싶다”고 했다.
2라운드는 2명이 볼 하나를 번갈아 치는 포섬. 긴밀한 호흡과 세밀한 전략이 요구되는 경기라 2라운드가 우승 다툼의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첫날 맷 쿠처-카일 스탠리의 미국은 중국, 일본 등과 함께 6언더파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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