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수사결과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9일 김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등 혐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하지만 김씨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앞으로 검찰 수사 등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경찰은 김씨가 지난 2013년부터 문제의 트위터 계정을 사용하면서 이 지사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이 지사와 경쟁 관계에 있는 정치인 등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이 트위터 계정의 소유주를 찾기 위해 트위터에 올라온 4만여건의 글을 전수 분석해 소유주 정보를 파악했으며, 이 트위터에 글이나 사진이 올라온 직전과 직후 같은 사진이 김씨의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사실을 다수 확인했다.
하지만 이 지사는 경찰의 수사를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어 앞으로 검찰수사에서 치열한 법리 싸움이 예상된다. 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이재명 부부는 정황과 의심만으로도 기소의견”이라며 경찰이 명확한 증거 없이 수사 결과물을 내놓았다고 비난했다. 그는 “국가권력 행사는 공정해야 하고 경찰은 정치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하는 수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이재명 부부를 수사하는 경찰은 정치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위터 글을 이유로 6명의 특별수사팀이 꾸려질 때 표적은 정해졌고 정치플레이와 망신주기로 쏘지 않은 화살은 이미 과녁에 꽂혔다”며 “수사가 아닌 ‘B급 정치’에 골몰하는 경찰에 절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씨가 경찰 수사착수 직후 휴대전화 단말기를 교체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수사기관 안팎에선 수사 착수 시점에 휴대전화 단말기를 바꾼 점이 증거인멸 의도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혜경궁 김씨’ 사건은 지난 4월8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자신과 문 대통령에 대해 악의적인 글을 올렸다며 경기도선거관리위원회에 트위터 계정주를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전 의원은 지난달 고발을 취하했으나 경찰은 올 6월 이정렬 변호사와 시민 3,000여명이 김씨를 고발해 사건을 계속 수사해왔다./수원=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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