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산하기관들이 지난해 직원들에게 지급한 성과급이 전년보다 32%나 급증한 1,674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의 직장’으로 꼽히는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이 최악의 청년실업과 경제성장률 둔화 등 경제 위기 속에서도 국민의 눈높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김소양 서울시의회 의원(자유한국당·비례)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2016~2017년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평가(성과)급 지급현황’에 따르면 17개 기관의 총 성과급 규모는 1,674억원에 달해 전년(1,267억원) 대비 32.0%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시 산하기관의 부채는 19조9,31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5,254억원의 적자를 본 서울교통공사가 총 1,309억원을 성과급으로 지출했다. 공사의 전체 직원이 약 1만7,000명임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770만원을 성과급으로 가져간 것이다. 서울시설공단의 지난해 성과급 총액도 113억7,300만원으로 1인당 약 420만원을 지급한 꼴이다.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공사·공단은 행정안전부가 경영평가를 통해 성과급 지급 기준율을 정하지만 서울시가 성과급 기준을 결정하는 출자·출연기관의 경우에도 지난해 기준율이 최고 275%에 달했던 기관이 서울문화재단과 여성가족재단 두 곳이었다. 이 기관들은 기본 월급의 세 배 가까운 금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것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채용비리 의혹에 공기업 재정 건전성 우려까지 제기되는 상황에서 서울시 산하기관의 성과급 잔치가 과연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미 올해 서울연구원과 서울시복지재단은 기본급의 25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서울시 측은 “행안부의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에 따라 적법하게 지급했으며 지급기준율도 행안부의 개괄을 따랐을 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 의원은 “최악의 경제상황과 최근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민심을 생각하면 시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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