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한 교회의 청년부 목사가 10대 여성 신도들을 상대로 장기간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은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피해자 측과 접촉에 들어갔다.
9일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계는 피해자 측 정혜민 목사를 만나 구체적인 피해 사실과 경위 등을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최근 언론에 인천 모 교회 김모 목사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보도된 것을 보고 해당 목사에 대한 내사에 들어갔다.
인천 모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로 청년부를 담당한 김 목사는 지난 10년간 중·고등부와 청년부 신도를 상대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한 뒤 성적으로 가해 행위를 하는 것이다. 정혜민 목사는 이달 6일 피해자들과 함께 서울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목사가 여성 신도들을 대상으로 이같은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피해자는 최소 26명에 달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김 목사 부자를 처벌해달라는 청원 글이 올라와 있는 상태다. 경찰은 정 목사와 면담하고 피해자들이 김 목사를 고소할 의사가 있는지 등을 먼저 확인하기로 했다. 김 목사와 피해자 간 성관계의 강제성 여부에 대해서도 파악할 예정이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현재 김 목사와 성관계 등을 한 피해자 가운데 당시 나이가 13세 미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목사는 경찰 면담 전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 가운데 당시 가장 어렸던 아이가 16세였다”고 전한 바 있다. 따라서 형법상 미성년자의제강간죄 적용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성관계의 강제성이 드러날 경우에만 김 목사에 대한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측과의 면담에서 피해자들의 당시 실제 나이를 확인하고 피해자와의 성관계가 위계·위력에 의한 것이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다원인턴기자 dwlee618@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