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치 매체인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5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24시간 앞두고 조기 투표자가 3,500만명을 기록해 4년 전 같은 시기에 기록한 2,000만명을 76% 뛰어넘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도 유권자 정보 분석업체인 ‘캐털리스트’ 분석을 토대로 이날 오전 3,100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쳐 2014년 중간선거의 전체 사전투표자 2,200만명을 크게 앞질렀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기 투표 붐은 플로리다와 텍사스 지역이 주도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플로리다 조기투표자 수는 470만명으로 4년 전 280명과 비교해 200만명이 늘었다. 텍사스의 조기투표자 수도 같은 기간 150만명에서 400만명으로 2배 이상 급등했다.
투표 열풍에 특히 젊은층이 한몫하고 있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이번 중간 선거에서 18~39세 유권자 조기투표자는 2014년의 3배에 달한다고 전했다. 2014년 240만5,337명에서 639만5,307명으로 약 400만명이 늘어났다. 2014년 선거 당시 젊은층 유권자 투표율이 20% 미만에 그쳐 전체 유권자 투표율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지만 4년 만에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조기 투표 열풍이 상당하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일리노이·조지아·플로리다·네바다·애리조나·텍사스 등 양당의 접전이 예상되는 경합지에서 18세 이상 30세 미만 조기 투표자들이 2014년 중간선거 때와 비교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일리노이 주의 경우 30세 미만 조기투표자가 4년 전 대비 144% 급등했다. 시카고대학 학부생 6,200명 가운데 70% 이상이 모바일 투표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하면서 젊은이들이 조기 투표장에 대거 몰렸기 때문이다. 조기 투표 행렬 때문에 시카고대 학생들은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가 늘면서 이 지역에서 선거에 등록한 유권자 수는 150만명으로 4년 전 대비 10만명이 늘어났다. 마리셀 에르난데스 시카고 여성 선거관리위원장은 “2018년 프라이머리(경선) 때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이번 선거에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버드대학 정치연구소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40% 이상이 “이번 선거에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답할 정도로 호응이 높았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심판론이 젊은이들 사이에 퍼져나갔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USA투데이는 “지난 수십 년 간 대선을 제외한 선거에서 노년층이 투표를 주도해왔지만 이번에는 18~29세 젊은이들의 조기 및 부재자 투표율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조기 투표자들이 급격히 늘어난 또 다른 이유를 꼽는다면 선거 코앞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여론조사가 빗발쳤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캐러밴(중미 이민자 집단) 북상으로 공화당이 힘을 얻는 듯 했지만 피츠버그 총기난사 등 민주당에 유리한 사건들이 터지면서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어진 상태다. CNN이 리서치업체 SSRS와 함께 진행해 5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이 공화당에서 13%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CBS 조사 결과에서는 민주당이 과반(218석 이상)인 225석을 차지할 전망이지만 오차범위가 ±13석이어서 공화당이 역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젊은층이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것이다.
조기 투표 열풍 속에 버몬트 주를 출발점으로 6일 중간선거 투표가 시작했다. 이번 선거에서는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하원의원 435명 전원과 주지사 50명 중 36명을 선출한다. 동부에서 서부 순으로 진행되는 투표는 하와이주를 마지막으로 종료된다. 한국시간으로 7일 오전 8시께 켄터키를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투표가 마감되며 오후 1시께 승패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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