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차의과학대에 따르면 백광현(의생명과학과)·백진영(강남차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반복유산 증상을 보이는 여성의 혈액에서 발견되는 KLKB1 단백질이 주변 ITI-H4 단백질을 분해해 짧은 형태의 단백질로 변형시켜 염증반응을 유발, 배아의 자궁착상과 성장에 영향을 미쳐 반복유산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ITI-H4 단백질의 기능을 단백질체학(프로테오믹스) 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다. 이미 알려진 염색체이상, 자궁기형, 호르몬 대사이상 외에 단백질분해 효소가 반복유산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은 백 교수팀이 처음이다.
반복유산은 임신 초기인 20주 이전에 3회 이상 연속적으로 아기를 유산한 경우를 말하며 원인의 절반도 밝혀지지 않아 뚜렷한 예방·치료법이 없는 상황이다.
백 교수는 “그동안 반복유산 검사에는 양수천자·탯줄혈액(제대혈) 검사나 융모막 융모생검 등이 쓰였지만 시술이 어렵고 합병증 위험도 있어 임산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결과가 반복유산을 선별·예방할 수 있는 진단키트는 물론 치료제 개발로 이어져 반복유산을 정복하는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복유산과 관련된 복수의 단백질을 발견함으로써 임상 진행 시 단일 지표로 질병을 평가하는 단점을 극복해 반복유산 진단의 특이성·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의 자매지 ‘E바이오의학’(EBio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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