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회를 공포에 몰아넣고 있는 혐오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의 한 요가교실에서 발생한 총격사건의 범인이 과거 온라인에 인종차별적이고 여성 혐오적인 발언을 담은 영상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과 미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는 지난 2일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한 요가교실에 들어가 2명을 사살하고 5명을 다치게 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스콧 폴 베이얼(40)이 극우주의자에 자칭 여성 혐오자였다고 3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얼은 과거 동영상·음악 유통 플랫폼인 유튜브와 사운드클라우드에 여성과 흑인, 이민자를 비난하는 영상과 노래를 올렸다. 베이얼은 2014년 유튜브에 올린 여러 편의 영상에서 비속어를 써가며 여성을 비난했다. 자신의 구애를 거부한 여성들에게 분노를 표시하기도 했다.
‘내 여성혐오증의 재탄생’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그는 여성은 배신과 거짓말의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학창시절부터 군 복무 시절까지 자신이 겪었던 여성의 이름을 나열하며 그들이 자기를 다시 태어나게 했다고 말했다. 버즈피드의 보도 이후 이 영상들은 ‘폭력 게시물’이란 이유로 현재 유튜브에서 모두 삭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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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즈피드는 그가 ‘비자발적 독신주의자(incel·인셀)’로 보인다고 전했다. 인셀은 여성과 성관계를 갖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남성, 나아가 최근에는 여성 혐오자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경찰은 베이얼이 특별히 여성을 타깃으로 했는지, 과거 온라인 게시물이 조사 대상인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버즈피드에 밝혔다. 범행 동기는 여전히 조사 중인 가운데 아직 베이얼이 희생자나 요가교실과 관련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베이얼은 과거 성추행으로 체포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2012년과 2016년 아파트 풀장과 대학 캠퍼스에서 여성의 신체부위를 만져 경찰에 붙잡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범행 당시 베이얼은 손님인 척하며 요가교실에 들어와 갑자기 경고도 없이 총격을 시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베이얼의 총격이 시작되기 전에 요가교실 회원 몇 명이 총격을 막으려고 그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사망자는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이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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