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1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쌍둥이 자매 자택 압수수색 증거물 중에서 문제 유출 정황에 대한 유의미한 오프라인(실물) 증거가 확보된 상황”이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 전 종결을 목표로 수사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증거물은 시험문제 답이 적힌 손글씨 메모로 확인됐다. 피의자들은 “시험 후 반장이 불러준 것을 받아적은 것일 뿐”이라며 유출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달 30일과 31일 연달아 영어 등 과목 담당교사를 참고인으로 부르면서 지금까지 조사한 참고인만 총 27명에 달한다. 추가 조사는 영어과목 시험문제 정답이 유출됐다는 정황에 대한 확인 차원에서 이뤄졌다. 경찰에 따르면 앞선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쌍둥이 자매의 휴대폰에 시험을 3일 앞두고 영어과목 시험에 실제로 출제된 문제의 답안 문장이 저장된 사실이 드러났다. 유출된 지문은 숙명여고에서 지정한 참고서에 포함된 내용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쌍둥이 자매의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쌍둥이의 성적 추이에 대한 전문가 의견도 구한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교육기관 등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한 사실은 없고 교육청의 추천을 거쳐 서울시 내 고등학교 교사 3명에게 조언을 구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모든 학기와 전 과목을 대상으로 문제 유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의혹이 제기된 영어·과학탐구·수학 외에 추가 유출 가능성이 의심되는 과목이 있다는 설명이다. 전 교무부장 아버지와 쌍둥이 딸은 지금까지 세 차례씩 소환조사를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 조사는 일단 마쳤다”면서 “수능 전 종결을 목표로 최대한 빨리 수사를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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