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인도·태평양 지역의 불확실한 전략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우방국을 필요로 합니다. 호주 등 ‘중견국(middle power)’과의 동맹을 다져나가며 시야를 넓히고 새 파트너십을 구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임스 최 주한 호주대사가 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호주, 한반도 그리고 인도-태평양 지역’이라는 주제로 열린 제8회 여기자포럼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에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이 한국의 입장에서는 중요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같은 4강 외교에서 나아가 인도태평양 지역으로도 외교 저변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 대사는 “한국인들은 한국을 ‘작은 나라’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한국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이라며 “한국은 자유무역과 인권·규칙에 입각한 국제질서 수립에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잠재적 파트너에게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 대사는 중견국 외교라는 맥락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과 호주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교집합이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대사는 북한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주한 호주대사는 비상주 북한 겸임대사로 북한 관련 업무를 동시에 수행한다. 최 대사는 “대북 제재는 수단일 뿐 목표가 아니다”라며 “제재는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가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북 문제에 최선책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북에 압력을 가하면서 김정은이 생각을 바꾸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주는 지난 1974년 북한과 수교를 맺었지만 이듬해 단교했다가 2000년 외교관계를 복원했다. 북한의 핵 실험과 미사일 시험 발사로 현재 양국 간 교류는 멈춘 상태다.
최 대사는 호주 한인 교포로 1994년 호주 외교통상부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해 1995~1997년 주한 호주대사관에서 근무했다. 2008~2010년 주덴마크 호주대사를 지내고 2016년 12월 주한 호주대사에 취임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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