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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장기하와 얼굴, 음악적 정점에서의 퇴장 '멋지다'

사진=양문숙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이 베일을 벗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특유의 재치 넘치고 솔직한 감성으로 돌아왔다. 10년 밴드 활동 동안 쌓아온 음악적 내공을 최대한 발휘해 마지막을 의미 있게 장식할 앨범을 만들어냈다.

1일 오후 서울시 영등포구 위워크에서 장기하와 얼굴들 정규 5집인 ‘모노(mono)’ 발매기념 음악감상회가 개최됐다.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는 남에게 훈계하는 듯 하지만 사실은 나 자신에게 하는 이야기로, 다른 사람들을 너무 신경 쓰지 말고 각자 씩씩한 척하며 제 갈 길 가자는 의미를 담은 곡이다.

장기하와 얼굴들만의 특유의 재치 넘치고 솔직한 감성이 가득 담겨있음은 물론, 2절의 일부분에서는 서태지와 아이들의 ‘환상 속의 그대’를 샘플링해 곡의 매력과 듣는 재미를 더했다.

장기하는 “곡을 샘플링하기 위해 서태지 선배님께 의사를 물어보니 노래가 ‘대박’이라고 해주셨다”며 “‘내가 존경하는 뮤지션이 내 곡을 샘플링 한다니 기쁘다. 당연히 해도 된다’고 말씀해 주셨다”고 말하기도 했다.

장기하는 이번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를 직접 작업하기도 했다. 뮤직비디오는 1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나오는 뮤직비디오이다. 장기하는 독특한 뮤직비디오를 만들게 된 배경으로 “가사를 들어보면 어떤 사람이건 다 뾰족한 수가 없고 각자 나름의 길을 가면 된다는 내용이다. 그래서 각자의 걸음걸이를 넣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각자 걸음걸이가 다르지 않냐”고 이유를 밝혔다.

사진=양문숙 기자


장기하와 얼굴들은 이번 5집이 마지막 앨범인 만큼, 한 곡 한 곡마다 멤버들의 진심과 정성을 담아 작업했으며, 팬들에게 최고의 앨범을 선물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mono’는 앨범의 타이틀처럼 ‘혼자’라는 키워드로 쓰여진 곡들로 구성된 앨범이다. 타이틀곡 ‘그건 니 생각이고’와 선공개곡 ‘초심’을 포함해 총 9곡이 수록된다.

이번 신보는 ‘mono’라는 앨범 타이틀에 걸맞게 스테레오가 아닌 모노로 전곡을 믹스해 신선하면서도 장기하와 얼굴들만이 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었다. 이 외에도 10년 밴드 활동 동안 쌓아온 음악적 내공을 최대한 발휘해 마지막을 의미 있게 장식할 앨범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장기하는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번 곡들의 공통점은 ‘혼자’ 였다. 그리고 ‘모노’에도 초점을 맞췄다. ‘모노’는 ‘스테레오’와 다르게 중앙에서 보컬과 반주가 함께 들리지 않나. 그래서 작곡과 편곡이 정말 잘돼야 좋은 곡이 나올 수 있다. 나도 비틀즈 처럼 군더더기 없는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기하는 이번 앨범의 주제인 혼자라는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해 혼자 사막을 다녀오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장기하는 극단적으로 혼자인 환경에서 녹음을 해보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가까운 곳을 가려 했는데 어쩌다 보니 사막까지 갔다. 사막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며 녹음 결과를 담아왔는데 결국 귀국해서 다시 녹음했다”며 “사막에서 노래를 혼자 하다보니 노래도 많이 늘었다”고 덧붙였다.



사진=양문숙 기자


10년 동안 많은 인기를 누리고 히트곡을 남겼지만 장기하와 얼굴들은 해체를 결정했다. 장기하는 “이번 음반이 만들어지면 만들어질수록 만족스러웠다. 더 좋은 음반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며 “그래서 흥행이 기준이 아니라 음악적인 기준으로 정점일 때 해산하는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이에 멤버들에게 제안을 했고 뜻을 모았다”고 해체 배경을 밝혔다.

흔히들 마지막 자리라고 하면 슬픔이 가득한 장면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훈훈했다. 장기하는 “음악적으로 자부심이 최고치에 달한 상태에서 헤어지다보니 훈훈할 수 있는 것 같다. 음악적으로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에서 작별하면 웃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쉬울 때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 한다”며 본인의 뜻을 밝혔다.

멤버들은 해체에 대한 감정을 전하기도 했다.

정중엽은 “한국에서 10년 동안 밴드를 하고 잘 마무리 할 수 있다는 건 굉장히 희박한 확률같다. 즐겁게 이루고 싶은 모든 것을 이뤄서 좋다. 사건 사고 없이 마무리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말하며 그동안을 회상했다.

하세가와 요헤이는 “헤어짐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서로를 가족보다 진한 사이라고 생각한다. 그냥 가족이 독립하는 것처럼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기하와 얼굴들은 10년 동안 대중 음악사에 뚜렷한 발자국을 남겼다. 멤버들은 “10년 동안 정말 멋있게 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그리고 밴드 활동을 하며 큰 공연도 해보고 많은 행운을 누렸다고 생각 한다”며 입을 모았다.

한글 가사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장기하는 “평소에 쓰는 말로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대중음악의 흐름이 자꾸 우리말 고유의 특성을 자꾸 숨기려는 형식으로 흘러간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우리가 10년 동안 무언가를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향후 계획에 대해 “우선은 새 앨범 활동에 매진하는 것이 목표”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공연도 진행 중이고 새 앨범 활동으로 바쁜 상태다. 이 앨범 활동이 마무리 돼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새 앨범에 대한 애정을 엿보였다.

올 연말까지 활동한 뒤 밴드 마무리를 예고한 장기하와 얼굴들은 각종 공연과 전시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으로, 팬들의 보내준 애정과 관심에 보답하며 마지막 모든 순간들을 팬들과 함께 장식할 계획이다.

한편 장기하와 얼굴들의 마지막 앨범인 정규 5집 ‘mono’는 1일 오후 6시부터 국내 각종 음원 사이트들을 통해 공개됐다.

/이현진 인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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