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산 원유 수출 금지와 관련해 이란에 대한 ‘최대한의 압박’을 원하지만 미국의 우방이나 동맹국에 해를 끼치고 싶지는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이 일부 국가에 한해 오는 5일 복원되는 대이란 제재 적용을 면제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0월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민간연구소 해밀턴소사이어티가 연 토론회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 국가들, 지리적으로 이란과 가까운 국가들이 즉시 (이란산 석유 수입을) ‘제로(0)’로 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란 리얄화 붕괴를 포함해 대이란 제재 효과가 이미 충분히 나타나고 있는 만큼 “(중요한 것은) 제재 노력을 완화하지 않고 이어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모든 국가가 이란산 석유를 수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기존의 강경 입장에서 물러나 다소 유화적(conciliatory)인 자세를 취한 것이라고 통신은 진단했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미국과 서방국가들이 이란과 핵 합의를 이루면서 취했던 제재유예 조치는 5일 0시(미 동부시간 기준)를 기해 전면 복구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8월 1단계 제재를 복원한 데 이어 5일부터는 이란산 원유, 석유화학 제품 거래를 전면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할 예정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인 일부 국가들에 예외를 허용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산 원유를 가장 많이 구매하는 5개국 가운데 중국·인도·터키 등 3개국은 미국의 원유 수입 즉각중단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국은 최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전화통화에서 대이란 제재와 관련한 예외 요구에 ‘최대한의 유연성(maximum flexibility)’을 발휘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일본도 원유 조달의 어려움을 이유로 예외 적용을 요구하고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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