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숙명여고 문제유출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전임 교무부장 A씨 부녀의 집에서도 문제유출 정황이 의심되는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A씨 부녀 등 관련자 소환조사를 일단 마치고,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지는 이달 15일 전에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목표로 수사 마무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 수서경찰서 관계자는 1일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A씨 부녀 자택을 압수수색 했을 때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제유출이 의심되는 정황이 발견됐다. 다만 어떤 자료인지는 아직 확인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쌍둥이 자매끼리 시험을 치른 후 카카오톡으로 대화를 나눈 내용 중에서도 의심이 가는 부분이 있어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경찰은 쌍둥이 중 동생의 휴대전화에 메모 형태로 영어시험 문제의 정답이 있는 것을 발견해 이를 중점적으로 수사 중이다. 메모는 시험 사흘 전에 작성됐다. 해당 문제는 보기에 단어들을 제시하고 이를 순서대로 배열해서 문장의 빈칸을 채우는 형식이다. 휴대전화에는 정답에 해당하는 구절 정도만 메모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해당 문장이 포함된 지문은 학교에서 지정한 참고서에 나오는 지문이었다.
경찰은 이와 관련해 전날 영어 교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에도 다른 과목 시험문제를 출제한 교사 1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쌍둥이가 1학년 2학기 때 치른 시험 중에도 의심 가는 부분이 있어 당시 쌍둥이가 낸 정답과 문제를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쌍둥이 자매의 이번 2학기 중간고사 성적이 각각 문·이과 전교 1등을 차지했던 지난 학기 기말고사보다 떨어진 점을 파악하고, 서울시교육청에 의뢰해 다른 고등학교 교사 3명을 전문가 자격으로 불러 쌍둥이의 성적과 관련해 의견을 들었다.
현재까지 A씨 부녀와 전임 교장, 전임 교감, 정기고사 담당교사 등 총 6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돼 피의자 신분인 상태며, 특히 A씨 부녀는 현재까지 총 세 차례씩 소환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 조사는 일단은 마쳤다고 밝혔다. 숙명여고의 다른 교사와 학원 강사 등 참고인은 총 27명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피의자·참고인 진술과 압수품 분석 내용 등을 최종적으로 분석하면서 추가 소환조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능 시험 전에 수사를 마무리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피의자 구속영장 신청 여부는 수사 마무리 단계에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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