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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년 예산안 35.7조 발표] 복지예산 10조 돌파...박원순의 승부수?

올보다 4조 늘려 역대 최대규모

지방채도 취임후 첫 2.4조 발행

도시재생 등 '박원순 예산' 집중

"대권 위해 밀어붙인다" 비판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3선 후 첫 본예산인 2019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올해 대비 예산 증가액은 취임 이후 가장 많은 약 4조원에 달하고 지방채도 처음 발행한다. ‘박원순표 사업’인 도시재생 예산은 두 배로 늘렸고 복지 규모도 10조원을 넘겼다. ‘대권 대망’을 위한 승부수를 건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 시장은 1일 총 35조7,843억원 규모의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했다. 전년의 31조8,141억원과 비교해 3조9,702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 2011년 박 시장 취임 이후 최대 규모의 증가액이다. 올해 예산안의 전년 대비 증가액이 2조1,616억원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1년 새 두 배나 늘어난 규모다.

확장 재정을 위해 박 시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2조4,021억원 규모의 ‘지방채 발행’이라는 강수까지 꺼냈다. 박 시장은 “패러다임의 대전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박 시장은 이명박·오세훈 전 시장의 대규모 토목사업이 시 재정을 악화시켰다고 판단하고 지방채 발행에 극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해왔다. 박 시장은 “취임 후 부채를 8조6,120억원 감축해 재정 역량을 비축해왔다”며 “자체 수입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도 예산에서 가장 증가율이 높은 분야는 도시재생으로 전년 대비 111.4% 늘어난 1조272억원이 편성됐다. 도시재생은 박 시장이 2011년 재보궐선거 당시 오 전 시장의 재개발정책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낙후된 마을·시설물을 리모델링하는 정책이다. △빈집 400채 매입 2,444억원 △세운상가 2단계 계획 364억원 △캠퍼스타운 조성 295억원 △장안평 일대 자동차 산업 재생 활성화 44억원 등이 배정됐다. 특히 도시재생사업은 강북에 집중투자돼 강남·북 균형발전까지 노린다.



복지 예산의 경우 기존 사업은 강화됐고 ‘3대 신규 정책’이 신설돼 총액이 11조1,836억원으로 처음으로 10조원을 넘겼다. △국공립 어린이집 100개소 추가 확충 763억원 △장애인 활동보조 지원 2,618억원 등이 배정됐으며 지난주 박 시장이 발표한 민간 어린이집 차액보육료 지원에도 252억원이 투입된다. 특히 ‘복지 3대 정책’으로 불리는 △우리동네 키움센터 87개소 확충(137억원) △서울사회서비스원 개설(89억원) △서울형 유급병가(51억원) 사업이 모두 포함됐다. 박 시장이 가장 잘하는 도시재생과 생활밀착형 복지정책을 통해 ‘다음 단계’를 노리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박 시장은 이날 “돌봄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기 위해 향후 4년간 15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권이라는 목표를 위해 굵직한 정책을 충분한 공론화 없이 조급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재생의 경우 용산구 서계동 등에서 재개발을 요구하며 도시재생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소송이 제기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곳곳에서는 각종 센터 등 시설물 설치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한 서울시의원은 “도시재생사업의 경우 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있음에도 또 혈세를 퍼부었다”고 지적했다. ‘복지 3대 정책’의 경우에도 6·13지방선거 당시 공약 발표 후 해가 지나기도 전에 의회에 조례가 무더기로 발의돼 “이래서야 제대로 정책을 검토할 수 있겠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박 시장의 ‘조급증’에 대해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그런 의견들이 있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차분하게 정책을 준비해왔기 때문에 소통이 잘돼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1일 서울특별시의회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는 동안 자유한국당 시의원들이 채용비리를 규탄하는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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