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니크 랍 영국 브렉시트부 장관이 브렉시트(Brexit,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전환기간의 수개월 연장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브렉시트 협상 전망과 관련해 의회 입법 등이 제시간에 처리되기 위해서는 11월 말까지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랍 장관은 21일(현지시간) 공영 BBC방송에 출연해 “전환기간 종료와 미래 관계를 이어주는 다리가 필요하다면, 나는 전환기간을 조금 연장하는 방안에 대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전환기간 연장이 수개월 정도로 짧고, 아일랜드 국경과 관련한 ‘안전장치’(backstop)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이는 분명히 가능한 방법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BBC는 랍 장관의 발언이 EU가 북아일랜드를 EU 관세동맹 하에 두는 ‘안전장치’ 안에 대해 양보할 경우 영국 역시 전환기간 연장을 수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영국과 EU는 내년 3월 영국이 EU를 떠나는 순간부터 2020년 말까지 21개월을 전환기간으로 설정하기로 합의했다. 전환기간에 영국은 EU 규정을 따라야 하며, 분담금 역시 내야 한다. EU의 사법관할권 역시 유지되지만, 영국은 EU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러나 양측이 탈퇴협정과 관련해 아일랜드-북아일랜드 국경 문제의 해법을 찾지 못한 데다, 충분한 시간을 갖고 미래 관계 구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EU는 영국에 브렉시트 전환기간의 1년 연장을 제안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는 지난 주 EU 정상회의에서 “전환기간의 수개월 연장안이 부상하고 있다”며 EU의 제안 수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또 랍 장관은 정부의 브렉시트 협상 전략에 불만을 가진 보수당 의원들에게도 참을성 있게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는 지금 협상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 모두 초조하겠지만 차분함을 보여야 한다”면서 “우리가 원했던 EU와의 좋은 합의가 가시권 안에 있다. 지금은 우리가 팀으로 함께 할 때”라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전략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이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에 그는 “이미 48명이 서한을 접수했다는 기사를 매주 보고 있다”면서 당장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보수당 당규에 따르면 하원에서 확보한 의석(315석)의 15%, 즉 48명 이상이 당 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 그레이엄 브래디 의장에게 서한을 접수하면 경선을 실시해야 한다. 경선에서 승리하는 당 대표는 총리직을 자동으로 승계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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