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기기를 만들었을 때는 한번 고장이 나면 아예 다시 해야 했어요. 그러다 전기회로를 이해하면서 고장 난 부분만 고칠 수 있게 됐죠. 스스로 발전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느꼈어요.”
류리(19·광주자동화설비공고3·사진)양은 지난 12일 전남 여수엑스포에서 폐막한 ‘제53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전기기기 직종 분야 동메달을 목에 건 후 앳되지만 야무진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 분야에 출전한 광주광역시 선수 중 홍일점이다. 류양의 아버지와 오빠 두 명도 기능경기대회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낸 기술인들이다.
국내 전기 분야에서 아직 보기 드문 여성 기능인인 류양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입문’했다. 그는 “중학교에 들어가 과학을 공부하면서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눴고 항상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아버지 덕분에 전기기술자의 꿈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류양의 아버지와 오빠 두 명도 현재 전기통신 분야 기술자들이다. 류양은 “여동생도 산업 디자인에 관심이 많아 우리 가족에 또 한 명의 기술인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류양은 고교 2학년 때 교내 기능반에 들어간 후 기능경기대회를 위해 주중·주말을 가리지 않고 훈련과 공부에 매달려왔다. 그는 “전기기기를 만들고 수리하려면 납땜 기술부터 고도의 전기회로 지식까지 수많은 학습이 필요하다”며 “때때로 막히는 부분은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들이 도와주고 응원해줬다”고 전했다.
기능인 타이틀을 거머쥔 류양은 “내년부터 현장에서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거대한 공장의 자동화 설비를 직접 설계하고 제작하는 게 목표”라며 “아버지와 오빠들의 뒤를 이어 기술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게 꿈”이라고 강조했다. /여수=이종혁기자 2juzso@sedail.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