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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해외건설 수주실적 300억弗 못 찍을듯

국내시장 집중 탓 경쟁력 약화

중동지역 계약금액 되레 줄어

국내 건설사들이 올해 해외 건설 수주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당초 국제 유가 상승으로 2015년 이후 3년 만에 해외건설 수주액 300억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4일 해외건설협회의 해외건설수주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해외 건설 수주액은 222억9,885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222억3,405만 달러와 비슷한 실적을 기록했다. 2017년 연간 수주액은 290억 달러로 이 추세대로면 연초 전망했던 300억 달러를 넘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는 2010년 716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16년부터 300억 달러 미만에 머물러있다.

지역별로 보면 유가 상승으로 수주 증가를 기대했던 중동지역 계약금액은 76억 달러로 전년 동기(105억 달러)보다 오히려 줄었다. 아시아에서 119억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104억 달러보다 소폭 늘었다. 태평양·북미 지역도 지난해 5억 달러에서 올해 10억 달러, 유럽은 3억 달러에서 4억 달러, 아프리카는 3억 달러에서 7억 달러, 중남미는 2억 달러에서 7억 달러로 각각 수주액을 늘렸다.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수주 실적이 악화한 원인으로는 국제 수주 환경 변화와 국내 건설사의 수주 경쟁력 약화가 지목된다.

국내 건설사들이 지난 2~3년간 해외시장 실적 악화를 우려해 국내 주택시장에만 집중하느라 수주 경쟁력이 뒤처졌다는 것이다. 최근 세계 건설 시장은 단순 도급형의 발주에서 민관협력 투자개발형(PPP) 방식으로 바뀌는 추세다. PPP 사업은 민간기업이 공공인프라를 건설하고 운영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사업 시작부터 시공자의 금융 동원 능력이 중요해졌다. 이에 정부도 지난 7월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를 설립했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미비한 수준이다. KIND가 PPP 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 최대 자금이 600억원에 불과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발표한 2017년도 ‘건설산업 글로벌 경쟁력 종합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개 국가 중 9위를 차지해 2016년에 비해 3단계 하락했다. 미국은 7년 연속 1위, 중국 2위, 스페인 3위 순서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중동 지역에서도 국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인도 건설사들이 밀려 수주가 힘들어졌다”면서 “국내 건설사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도 전세계와 비교하면 한계가 있어 누가 먼저 앞장서기 어렵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국내 해외 수주는 기획재정부의 경제발전경험공유사업(KSP)사업, 코이카 공적개발원조(ODA) 등으로 나뉘어 산업별로 따로 악전고투 중”이라면서 “경쟁력을 위해 산업부, 국방부, 기재부까지 합한 종합 컨트롤타워를 구축해 전 산업의 종합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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