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청와대 일자리수석이 각 부처 차관에 지시해 만들어낸 ‘단기일자리’의 대다수가 실효성 없는 ‘단기 아르바이트’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경욱(사진) 자유한국당 의원이 입수한 정부 문건에 따르면 LH(한국토지주택공사)나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의 공공기관에서 창출한 단기일자리의 대부분이 급조된 기색이 역력한 일자리였을 뿐만 아니라 동일 업무에 인원만 증원한 사례도 발견됐다.
특히 LH의 경우 국민임대주택 등 예비자 서류 접수와 계약체결 업무보조를 위해 687명을 뽑겠다고 했지만 근무기간은 1일에서 최장 2주에 불과했다. 그동안 LH에서 직접 해온 품질점검·하자서비스 업무를 외부 위탁 형식으로 전환하겠다며 2,500명 추가 채용계획을 밝혔지만 그 중 2,100명은 2주 이내 단기 인력이었다. 신혼부부 전세 임대주택 당첨자 대신 중개업소를 돌며 집을 찾아주는 ‘주택 물색 도우미’도 168명을 뽑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들의 근무기간도 역시 50일이다. 이렇게 LH가 만들어낸 5,242개의 단기일자리 절반 이상이 2주 이내 단기 인력에 불과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사정도 비슷하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동절기 운항시설 관리 지원과 시설물 관리 현장 업무 등을 맡는 단기 아르바이트 1,028명을 2주에서 최장 3개월 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축제 진행요원과 면세점 마케팅 행사 전단지 배포, 북페어 행사 안내·청소·주차 담당 인력 등 1주일 이내 단기 아르바이트 62명을 포함한 530여 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에 민경욱 의원은 “일자리 수석의 임무는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것이지 고용지표가 나쁘다고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나 공기업에 배정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그렇다면 일자리 수석이 아니고 통계청장의 조수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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