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올해 말까지 137만%를 기록하는 데 이어 내년에는 1,000만%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IMF는 앞서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100만%로 제시했으나 이날 발표에서는 전망치가 한층 높아졌다. 올 초 내놓은 전망치 1만3,000%와 비교하면 무려 100배나 상향 조정된 수치다. 특히 내년 전망치로 제시된 1,000만%는 현대 경제사에서 거의 유례를 찾기 힘든 수준이다.
한편 앞서 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가 공개한 지난달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 대비 48만8,865%를 기록했다. 8월에 전월 대비 223% 오른 데 이어 9월에는 한 달 사이 물가가 233%나 치솟아 상승폭이 더욱 커졌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제가 붕괴된 뒤 공식적으로 물가상승률 등 경제지표를 발표하지 않아 중앙은행 대신 국회가 물가상승률을 공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친’ 물가를 안정시키고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8월 자국 통화를 10만대1로 액면절하하는가 하면 급여를 자국산 석유를 토대로 만든 디지털 암호화폐 ‘페트로(Petro)’와 연동시키는 등 물가를 잡기 위해 여러 방책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물가는 연일 천문학적으로 뛰어오르고 있으며, 국민들의 극심한 생활고도 날로 더해가고 있다.
하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경제난이 미국 등 외부 세력, 기업 등 국내 기득권층이 주도한 ‘경제전쟁’ 때문이라며 여전히 ‘남 탓’을 이어가고 있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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