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처음 ‘고령화사회’가 된 것은 지난 2000년. 불과 17년 만에 고령인구 비중이 두 배 늘어 고령사회가 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2005년 세계 최초로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24년이 걸렸고 미국은 73년, 독일은 40년이었다. 여기에 합계출산율 0%대를 앞둔 초저출산까지 겹치면서 경제 일선에서 뛸 생산인구(15~64세)의 절대 규모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다.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빠른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정책에도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간 고령화 이슈는 주로 노인에 대한 돌봄·복지정책 위주로 접근해왔지만 이제는 관점을 바꿔 더욱 다양해진 고령층의 수요에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젊고 건강한 어르신들이 너무 많다”며 “건강과 능력을 갖춘 베이비부머(약 55~63세) 세대가 자립적으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50대 중반부터 70세까지의 연령대를 ‘신중년’이라고 정의했다. ‘노년’이라는 틀에 가두기에는 여전히 건강하고 스스로 돈을 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새로운 세대’라는 뜻이다. 김 부위원장은 “이 새로운 세대가 자신의 경력과 능력을 살려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매칭을 활성화해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제까지 고령화 대책에는 이런 부분이 빠져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정년연장 문제도 적극적으로 사회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는 게 김 부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 정년은 60세지만 실제로는 50대 중반에 퇴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며 “국민연금을 포함한 여러 연금제도와의 연계, 임금피크제 적용 등 치밀한 논의가 필요하지만 앞으로 적극적으로 공론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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