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한 퓨마가 끝내 사살된 데 대해 동물권단체가 오월드와 동물원 제도를 규탄하고 나섰다.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19일 성명을 내 “지난 11일 칠갑산 자연휴양림에서 전시되다 탈출한 일본원숭이가 사살된 지 일주일 만에 퓨마 한 마리가 같은 상황과 이유로 사살됐다”며 “동물원이 존립하는 이상 인명을 위협하는 야생동물의 탈출은 예견된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입장을 밝혔다. 이어 여론 역시 퓨마를 성급하게 사살한 데 대해 분노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등에서 동물원 폐지의 목소리가 높다며, 퓨마가 동물원을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사살하기로 결정한 점과 관리를 소홀히 한 점 등 경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동물해방물결은 동물원을 ‘종 차별적 제도’라고 규정했다. 이 단체는 “동물원의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탈출을 감행하다 사살되거나 탈출하지 않고 평생 갇혀 구경거리가 되는 등 고통을 짊어지며 살고 있다”며 “동물을 철창에 가두고 관람하는 시설이 교육적으로 얼마나 바람직한 인간-비인간 관계를 끌어낼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자유에 대한 갈망은 모든 동물의 본능으로, 그 어떤 야생동물도 폐쇄된 환경에서 정상일 수는 없다. 야생동물이 있어야 할 곳은 동물원이 아니라 자연”이라며 “이번 계기로 동물원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재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날 오후 5시 15분께 오월드 사육사는 사육장에서 퓨마 1마리가 탈출한 사실을 인지하고 경찰과 119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 400여명이 동원돼 오월드와 보문산 일대 수색에 나서면서 오후 6시 34분께 오월드 내 풀숲에서 퓨마를 발견하고 마취총을 쐈으나, 마취가 풀려 도망쳤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퓨마 포획이 어렵다고 판단한 오월드는 엽사와 사냥개를 투입해 오후 9시 44분께 사살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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