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광에서 성폭행당한 후 사망한 여고생의 부검에서 정확한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애초 특수강간치사 혐의로 A(17)군 등 2명을 긴급체포했으나 부검에서 사인이 규명되지 않으면서 이들을 우선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하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
17일 전남 영광경찰서에 따르면 B(16)양은 지난 13일 오후 4시께 영광군 한 모텔 객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군 등은 지난 13일 오전 2시 10분께부터 약 2시간 동안 B양에게 술을 먹이고 성폭행했다. 이들은 이후 오전 4시 15분께 쓰러진 B양을 두고 모텔을 빠져나왔다. 이들은 모텔에서 나올 당시 A양이 살아 있었으며 자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B양은 발견 당시 엎드려 있는 모습이었으며 음식물이 기도를 막거나 질식한 흔적도 없었다. 발견 당시 사후 강직 정도는 심하지 않았으나 체온이 많이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 결과 시신에서 A군 등 2명의 DNA가 검출됐으나 외상, 약물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B양이 평소 앓고 있던 질환 또한 없는 만큼 알코올이 사망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사인과 사망 추정 시각 등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형법상 특수강간 혐의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강간 등 살인 혐의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 살해 의도가 없더라도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때에는 특수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피의자들이 19세(만 18세) 미만 소년범죄자이기 때문에 강력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최대 징역 20년까지만 선고받는다. 경찰은 A군 등이 B양을 항거 불능 상태로 만들어 범행한 것으로 보고 정밀 부검을 통해 성폭행 범죄와 사망과의 인과 관계를 밝혀내고 그에 맞는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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