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힘을 통한 평화는 우리 정부가 추구하는 흔들림 없는 안보전략”이라며 “강한 군과 국방력이 함께 해야 평화로 가는 우리의 길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해군 3,000t급 잠수함 1번함 ‘도산 안창호함’ 진수식에서 축사를 통해 “강한 해군력은 해양강국으로 가는 핵심으로, 바다에서부터 누구도 감히 넘보지 못할 철통 같은 안보와 강한 힘으로 한반도 평화의 기틀을 세워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서 문 대통령은 “저는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다음 주 평양에 간다.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했고 담대한 상상력으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다”며 “그러나 평화는 결코 저절로 주어지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 만들고 지켜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강한 군대는 국방산업 발전과 함께 무한한 국민 신뢰에서 나오며 국민은 국민을 위한 국민의 군대를 요구한다”며 “이제 우리 군이 답할 차례로, 국군통수권자로서 차질 없는 개혁으로 국민 요청에 적극 부응할 것을 명령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혁의 주인공은 우리 군으로, 자부심과 사명감으로 개혁을 완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소총 한 자루 만들지 못했지만 이제 우리는 전투기·전차·잠수함 같은 첨단 복합무기체계를 직접 개발하고 수출까지 하게 됐다”며 “도산 안창호함 진수는 대한민국 책임 국방 의지와 역량을 보여주는 쾌거이자 국방산업 도약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이곳 옥포는 400여 년 전 임진왜란 당시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첫 승전보를 알린 옥포해전의 전쟁터이며, 도산 안창호함은 안창호 선생의 애국정신을 기려 이름을 지었다”며 “안창호 선생은 ‘우리가 믿고 바랄 바는 오직 우리의 힘’이라 주장하며 인재양성으로 민족의 미래를 준비하신 분으로, 도산 안창호함이야 말로 이 시대의 거북선이며 우리 국방의 미래”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바다는 안보이며 경제이고 민생”이라며 “우리는 다시 해양강국으로 도약해야 하며, 세계 1위 조선산업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 한다. 이곳 거제도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중심지로, 거제에서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올해 8월까지 우리나라 조선 수주량이 작년보다 101%로 두 배 이상 늘어났으며,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유조선 38척 중 33척을 우리가 수주했고 세계조선 시장점유율도 42.4%로 늘어나 조선업 세계 1위를 탈환해 새로운 도약 계기를 마련했다”며 “실제 선박건조와 고용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우리 조선산업의 희망이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우리는 LNG(액화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미래형 친환경 조선산업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고, 2020년이면 선령 20년 이상인 선박 4만 6,000여척 중 8,000∼9,000척의 교체가 예상된다. LNG의 세계 물동량 역시 갈수록 늘어날 전망”이라며 “이 분야에서도 우리 경쟁력은 최고로, 앞으로 LNG 연료 선박과 LNG 운반선이 우리 조선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더욱 박차를 가해 조선산업의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다”며 “자율운항 선박 개발은 물론 한국형 스마트야드 개발 등에 집중 투자할 것이며, 조선산업의 혁신성장을 위해 금융지원과 내수창출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정부는 올 하반기에 군함 등 1조 5,000억원 규모의 공공선박을 발주했고, 내년에 95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중소형 조선소와 부품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집중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바다는 도전이자 미래를 향한 희망으로, 조선·해양 강국으로 재도약은 거제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일으키고 경남과 대한민국 경제를 살려낼 것”이라며 “하지만 당장의 어려움이 문제로, 정부는 올 4월 거제·통영을 비롯한 7개 지역을 산업위기·고용위기 지역으로 지정하고 1조 2,000억원 규모의 추경 예산을 긴급 편성해 지역 경제 살리기와 대체·보완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앞으로도 산업구조 조정지역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도산 안창호함은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첫 3,000t급 잠수함으로 대우조선해양이 2014년부터 건조에 착수해 4년 만에 완성했다. 길이 83.3m, 폭 9.6m에 달하는 국내 최초 중형급 잠수함이며 기존에 보유한 1,800t급 잠수함과 비교해 2배 정도 커졌다. 최대속력은 20kts(37km/h)이며, 탑승 인원은 50여 명이다. 또한 1,800t급과 마찬가지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에 고성능 연료전지를 적용했지만, 연속 잠항능력은 20% 정도 향상됐으며, 도산 안창호함의 배수량은 정확히 3,320t으로, 무장과 화물 등을 탑재한 만재배수량은 3,400~3,500t으로 추정되며, 탄도미사일과 어뢰 등 무장을 제외한 잠수함 건조비용만 1조원에 달한다. 또한 독일 업체의 기술협력으로 건조된 1,200t급과 1,800t급과 달리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독자 설계한 잠수함이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15번째 잠수함 설계국이 됐다. 도산안창호함은 시험평가를 거쳐 2020년 12월에 해군에 인도되고 전력화 과정을 거쳐 2022년 1월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또한 3,600t급 잠수함인 배치-Ⅱ 3척은 2028년까지 해군에 인도되며, 현재 계획된 3,000t급과 3,600t급 잠수함이 모두 전력화하면 우리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은 24척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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