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추가 제재 우려와 신흥국 금융 시장 혼란 여파로 2년 반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증시에서 루블화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 당 최고 70.5루블까지 뛰었다. 환율이 70루블을 넘은 것은 지난 2016년 3월 16일 이후 처음이다.
유로화 대비 루블화 환율도 유로 당 81.6루블까지 올라 지난 2016년 3월 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루블화 가치 추락이 미국의 대러 추가 제재 우려와 터키 등의 신흥국 금융 시장 혼란 여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된 것도 루블화 환율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는 앞서 지난달 초순 영국에서 지난 3월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 독살 미수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1991년 제정된 ‘생화학 무기 통제 및 전쟁종식법’(CBW Act)에 따라 대러 추가제재를 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관련한 제품과 기술의 러시아 수출을 금지하는 신규 제재 1단계 조치는 지난달 말부터 발효했다. 미국은 또 90일 이내에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유엔 조사팀의 사찰을 허용하지 않을 경우 대러 외교관계 축소, 러시아 국적 항공사의 미국 취항 금지, 미국 제품의 러시아 수출 전면 금지 등을 포함하는 더 강력한 2단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대러 추가제재가 이행될 경우 올해 말까지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이 달러 당 75~76루블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