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주일 중국대사관은 5일 중국인 750명과 대만인 500명 등의 발이 묶여 있던 일본 간사이공항으로 대피 버스를 제공했으나 대만인 관광객의 경우 중국인이라고 인정해야만 이 버스를 탈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당시 대만인들이 현지 중국대사관이 제공한 버스를 탈 수 있는지 여부를 묻자 버스 승차를 기다리던 중국인들이 “당신들이 스스로 중국인이라고 밝힌다면 버스에 탈 수 있다”고 말했으며 일부 중국인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당시 주일 중국대사관은 긴급 대피를 위한 차량을 제공했지만 대만은 대만인 관광객을 위한 대피 차량을 제공하지 못한 채 다른 교통편으로 환승해 빨리 현지를 떠나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대사관이 공개적으로 대만인에게 중국인 인정을 강요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대만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며 외교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지나친 국수주의 행태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태풍의 여파로 임시 폐쇄됐던 간사이공항은 이날부터 일부 국내선 운항을 재개한 데 이어 8일부터는 일부 국제선도 운항할 예정이다.
많은 비와 강풍을 동반한 이번 태풍은 1993년 이후 25년 만에 일본 열도에 상륙한 초강력 태풍으로 기록됐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