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서 다세대주택 공사장 옹벽이 무너져 공사장 옆에 있던 유치원 건물이 10도가량 기우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주민들은 붕괴사고가 일어난 공사장과 기울어진 유치원 주변에서 사고현장을 들여다보거나, 자신이 사는 집 외관 구석구석을 살펴보며 불안해했다.
사고현장 바로 옆에 사는 윤교원(80)씨는 “불안해서 조카딸네 집에 가서 자고 왔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 백종득(34)씨는 “사고 당시 천둥소리 같이 큰 소리가 나더니 얼마 후에 대피방송을 하더라”면서 “저렇게 큰 유치원 건물이 무너질 정도라니, 불안해서 얼마 동안 친정에 가 있어야겠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사장 옹벽 붕괴로 기울어진 상도유치원과 바로 맞붙어있는 상도초등학교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이날 아침 등교하는 도중 사고현장 쪽을 연신 고개를 돌리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했다.
상도초등학교에 3학년 딸을 둔 권은희(39)씨는 “어젯밤에 남편이 학교와 사고현장을 둘러보고 와서는 ‘보내도 되겠다’ 해서 애를 등교시켰다”면서 “하필 오늘 금요일이라 다른 날보다 1시간가량 더 늦게 끝난다. 속상하고 걱정되지만, 맞벌이라 어쩔 수 없이 등교시켰다”고 설명했다. 손녀를 등굣길에 바래다준 윤모(71)씨는 “학교 보내기 걱정되지만 학교에서 안전하다고 하니까 믿고 보내야지 별수 있겠느냐”면서도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학교와 사고현장으로 연신 기웃거렸다.
서울시교육청이나 학교 측에서 자세한 공지를 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한 학부모도 있었다. 한 학생의 모친 성모(39)씨는 “아침에 학교에서 다른 설명 없이 ‘오늘부터 등교는 학교 정문으로만 가능하다’는 내용만 문자로 보냈다”면서 “유치원이랑 운동장 하나 사이에 두고 있는데 안전하다는 게 의심스럽고, 그러면서 단축수업도 안 한다니 걱정이 태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주민들은 공사장이나 유치원에서 붕괴사고에 대한 징조가 있지 않았겠냐는 의문을 드러냈다. 강혜자(77)씨는 “여기서 7년 넘게 살았는데 이런 일이 없었다”면서 “사람이 없었으니 천만다행이지만, 사고가 날 가능성을 현장에서는 미리 알지 않았겠나. 설마 그걸 몰랐을까”라고 언급했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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