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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호 보고펀드 고문 "정부 '공정경제 정책' 전략·전술 잘못됐다"

국회 바른미래당 워크숍서 '쓴소리'

'국가는 검증된 전략으로 운영해야' 소득주도성장 일침

바른미래당 의원들이 3일 국회에서 열린 2018 정기국회 대비 바른미래당 의원 워크숍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낸 변양호 보고펀드 고문이 3일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을 두고 “목표는 옳지만 전략이 비뚤어졌고 전술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제’와 ‘경제 자유화’ ‘사회안전망 구축’이라는 큰 기조는 바람직하지만 이에 접근하는 정부 전략이 잘못돼 부작용만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정기국회 대비 워크숍에 발제자로 나서 이같이 주장했다. 변 고문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경제’라는 기조를 추진하는 정부의 공정경제 정책이 사법·재벌개혁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두고 “개혁 내용이 불명확하고 경제 자유화를 저해하는 전술을 추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경제 자유화를 위한 정부의 혁신성장 정책에 대해서도 “정부 주도로 혁신을 추진하며 스스로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혁신성장’이라는 이름을 붙여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 자체가 박정희식 접근 방법이고, 이렇게 해서는 의미 있는 경제 자유화도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는 “우리나라는 경제주체가 항상 정부·검찰 등을 걱정하며 장사를 하고 기업을 운영한다”며 “진정한 혁신경제, 경제 자유화는 규제 몇 개를 완화해주는 것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국·싱가포르에서 가능한 사업은 한국에서도 제한 없이 허용한다’는 법안을 내놓는 수준의 혁신적인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변양호 고문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사회안전망 강화가 필요하기는 하지만 구체적인 정책 수단으로서 진행되고 있는 소득주도 성장 정책은 이론적인 근거가 미흡해 오히려 경제 자유화와 공정경쟁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다. 변 고문은 “공정경쟁과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 수단들이 결과적으로 경제 자유화를 갉아먹는 형국”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일자리 예산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확장재정을 질타하기도 했다. 재정을 늘려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접근은 ‘반짝 효과’에 그칠 뿐 지속성을 갖지 못한다는 게 변 고문의 주장이다. 그는 “일자리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뭐든 수단을 쓰자는 것인데, 이는 기득권만 양산해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변 고문은 공원국 작가의 ‘춘추전국 이야기’ 속 일부 내용을 소개하며 이날 발제를 마쳤다. ‘언제나 국가는 검증된 전략에 의해 운영돼야 한다. (중략) 전술적인 성공이 오히려 전략적인 실패를 부르는 이도 있다. 남방의 초나라로 간다면서 북쪽으로 달린다면 빨리 달릴수록 초나라에서 멀어지는 이치다.’ 검증되지 않은 소득주도 성장과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 정책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정부를 향한 일침이었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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