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달 9일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9·9절 열병식의 규모가 지난 2월 건군절 행사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다만 탄도미사일, 무인항공기(UAV) 발사대 등 과거 무력시위를 위해 앞장세웠던 무기들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9·9절 직전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이 예상되는데다 3차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어 한편에서는 예년의 열병식과 같은 대대적인 최신 무력 전개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38노스는 지난 12일 촬영된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 위성사진을 분석했다. 미림비행장은 현재 9·9절 열병식 준비가 한창인 곳이다. 38노스는 “준비 기간과 훈련의 속도를 고려할 때 9·9절 열병식이 2월에 열린 건군절 열병식의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38노스는 그 근거로 “열병식에 동원될 무기를 가리는 용도인 가림막의 수가 건군절 준비 때보다 더 많다”고 설명했다. 탱크나 대포로 추정되는 장비 등도 포착됐으며 비행장 인근에서는 500대가 넘는 차량이 주차된 장면도 포착됐다. 또 비행장 내 도로를 따라 6개로 무리 지은 병력이 행진하는 장면도 촬영됐다. 그러나 38노스는 아직 탄도미사일이나 UAV 발사대의 모습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비핵화와 종전 선언 논의를 위해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 측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조치로 관측된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이번 9·9절 준비에 전력을 쏟고 있는 분위기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장에서도 확인됐다. 행사 지원을 위해 현장에 나온 북측의 한 보장성원은 ‘9·9절 준비 때문에 바쁠 것 같다’는 남측 취재진의 질문에 “평양뿐 아니라 온 나라가 그렇다”며 “정치적 열의와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기 위해서 (바쁘다)”라고 대답했다. 또 그는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양에서 반미구호가 사라졌다는데 맞느냐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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