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남북고위급회담에서 3차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측 입장을 들어보고 우리측이 생각하는 바도 얘기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남측 수석대표인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판문점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정상회담 일정을 논의하느냐’는 기자들의 물음에 “판문점선언 이행에 대해 전반적으로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할 일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조 장관은 ‘정상회담 날짜를 북측에 제안했느냐’는 물음엔 “가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눠봐야겠다”며 “현 단계에서 그런 구체적인 부분까지 언급하기는 좀 이르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북측이 제재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북측에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그런 문제에 대해 할 얘기가 있을 것 같고 우리는 우리대로 북측에 잘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조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를 유인하기 위한 정부의 전략에 대해 “판문점 선언에 합의한 것처럼 완전한 비핵화, 핵 없는 한반도를 목표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비핵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상호 촉진해나가는 역할을 하도록 노력한다는 게 우리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회담을 열어 3차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 등을 협의할 방침이다. 남북은 이미 물밑접촉 등을 통해 3차 정상회담을 평양에서 8월 말∼9월 초에 개최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져 이번 회담에서 최종 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남북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 그리고 방북단의 규모 등이 합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남북은 또 판문점 선언 이행 상황도 점검할 방침이다. 특히 북측은 대표단에 남북경협 관련 인사들을 대거 포진시켜 북한 철도·도로 현대화 등 경제협력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북한은 최근 각종 매체를 통해 남측이 제재 눈치를 보는 탓에 판문점 선언 이행이 지지부진하다고 비난하고 있고 회담에서도 남측에게 판문점 선언 이행에 더욱 과감하게 나서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회담에서는 개성공단에 설치하기로 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 일정과 북측 예술단의 ‘가을이 왔다’ 서울 공연 일정, 통일농구대회 일정 등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는 남측에서 조 장관 외에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이 참석한다. 북측은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과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대표단을 구성했다. /장유정인턴기자 wkd1326@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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