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국립해양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이곳을 찾은 관람객은 약 12만 명으로 지난해보다 23%나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휴가가 시작된 지난달 말부터는 하루 평균 5,500여 명의 관람객이 박물관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물관과 바캉스를 합친 박캉스라는 말은 무더위와 인파를 피하면서도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온 가족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휴가지로 박물관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며 생겨난 신조어이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국립해양박물관은 남녀노소 누구나 바다를 문화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이색 여름 프로그램을 줄지어 선보인다. 여름 바다는 해수욕장이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해양문화의 한 자락으로서 바다를 즐겨보자는 취지이다.
먼저 어른도 아이들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는 바다를 다스리는 상상의 동물 용(龍)을 주제로 한 이색 전시 ‘용, 바다를 다스리는 몸짓’ 기획전이 펼쳐진다. 10월1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그림, 장신구, 도자기, 문학작품 등 다양한 유물 속에서 나타나는 용의 모습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전시와 연계된 체험프로그램도 마련된다. 2층 기획전시실 앞에서는 용을 활용한 페이퍼모빌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전시품을 컬러링 도안으로 자유롭게 채색하는 체험도 진행된다.
워라밸의 하나로 직장인을 위한 여름힐링프로그램도 준비된다. 퇴근한 뒤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 관람도 하고 야외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아쉬탕가요가를 하는 ‘썸머 워라밸의 밤: 요가@뮤지엄’이 대표적이다. 간단한 다과와 요가매트도 제공되기 때문에 가벼운 복장만 갖추면 퇴근 후 언제든 참여해 직장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국립해양박물관 자체도 큰 볼거리이다. 이야기가 가득한 섬 영도에 4만3,000㎡ 부지로 넓게 자리 잡아 오륙도 푸른 바다를 정면에 끼고 있는 국립해양박물관 어디에서든 볼거리가 가득하다. 1층 해양도서관에서는 책을 읽다 잠시 고개를 들었을 때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바다의 풍경에 지친 심신이 힐링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3층으로 올라가면 거대한 원형수족관에서 헤엄치는 다양한 해양생물들을 보며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한다. 국립해양박물관 관계자는 “바다엔 물놀이와 스포츠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바다를 즐기고 싶은데 많은 인파와 더위가 걱정이라면 언제든 시원한 박물관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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